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유튜브채널 피식대학의 진심이 통했다.
피식대학은 한때 경북 영양군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보여준 행보는 사과를 어떻게 진심으로 증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례가 되고 있다.
지난 1일 피식대학은 공식 SNS에 “2025 영양 H.O.T 페스티벌! 2년 연속 다녀왔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영양군의 특산물 고추와 다양한 농특산물 홍보 현장을 배경으로, 행사에 참석한 피식대학 소속 코미디언 이용주, 정재형, 김민수의 모습이 담겼다.
피식대학과 영양군 인연은 20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피식대학은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왔쓰유예’라는 제목의 콘텐츠를 공개했다. 당시 영양의 생활 환경과 음식, 특산품을 희화화하는 발언들이 이어지며 ‘지역 비하 논란’이 불거졌다.
“할머니 맛 같다”는 자극적 표현은 풍자라기보다 모욕에 가까웠다. 지역 주민과 시청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영양군수와 한국전력 영양지사장까지 직접 입장을 밝히며 불쾌감을 드러냈을 정도였다.
이에 피식대학은 같은 해 여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영양군에 5000만 원 상당의 구호 물품을 기부했다. 또 영양군과 수개월간 논의하며 콘텐츠 협업을 이어갔다.
자작나무숲 달리기, 수하계곡 물놀이,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 소개 등 지역의 매력을 담은 영상들을 꾸준히 제작했다. 심지어 유튜브 채널 아트(프로필)까지 ‘영양’으로 교체하며 변화를 행동으로 증명했다.
이 과정에서 오도창 영양군수가 직접 피식대학 영상에 등장해 “피식대학이 영양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고추 페스티벌 홍보 협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후 2024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6회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에서 피식대학은 공식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영양군에 따르면 축제는 15만 명 이상이 다녀가며 300억 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내기도 했다.
피식대학은 위기를 새로운 전환점으로 만들었다. 영양군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이 다가갔다. 사과 이후 꾸준히 콘텐츠를 통해 영양의 매력을 알렸다. 주민들과 함께하며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했다.
그 결과, 한때 등을 돌렸던 팬들도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중은 그들의 변화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피식대학이 보여준 과정은 ‘사과의 정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높다. 비판을 외면하지 않았고, 사과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어간 사례이기 때문이다.
특히 논란 이후 오히려 지역의 가장 든든한 홍보대사로 거듭나는 모습은 위기 속에서도 다시 신뢰를 만들어내는 데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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