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신선식품까지 카테고리를 넓히며 초강수를 두고 있다. 국내 대형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에 이어 삼양식품, 동원F&B도 알리익스프레스와 손을 잡았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처음 국내에 상륙했을 때와 상반된 기조다. 국내 소비자가 알리익스프레스로 대거 몰리자 결국 미온적이던 입장을 바꾸고 굽히기를 결정한 셈이다.
이미 국내 식품업계 중 1위인 CJ제일제당은 지난 7일 알리익스프레스 K베뉴에 전격 입점해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CJ제일제당의 대표 제품인 비비고 만두, 햇반 등이 CJ자사몰보다도 저렴하다며 한국상품 판매 카테고리인 K베뉴 소비 굳히기에 돌입했다.
뿐만 아닌 농심, 풀무원, 대상, 오뚜기 등의 입점도 예상된다. 이처럼 업계 후발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가 공산품을 넘어 빠르게 식품부문 점유율을 높혀가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자리가 점점 위태로워진다.
◇ 국내 식품기업, CJ제일제당 선두로 알리 줄줄이 입점 전망
경기불황에 따른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알리익스프레스의 ‘초저가’ 전략은 국내 소비자를 단기간에 빨아들이기 충분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선 저품질 상품을 판매한다는 과거 인식과 달리 국내 대형 식품기업들이 속속 입점하자 국내 소비자도 돌아섰다.
CJ제일제당은 “제조업체가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사업 성장은 물론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쿠팡에서 로켓 배송을 중단한 CJ제일제당이 쿠팡을 의식해 알리익스프레스와 적극 협의했다고 관측한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알리익스프레스 K베뉴에서 햇반, 비비고 만두 세트, 비비고 사골곰탕, 고메 중화식 등 인기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동원참치 제조사인 동원F&B는 “1분기 이내에 입점할 것이다”며 “대표상품인 동원참치 이외에 다른 가공식품 위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원참치나 양반김 등이 이달 중 알리익스프레스 K베뉴에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4월에 입점할 계획이다. 판매 품목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대상과 풀무원 등 다른 업체들도 입점을 검토 중이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되는 국내 브랜드 제품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현재는 벤더사(대리점)에서 알리익스프레스에 물건을 입점시키고 있다”며 “농심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직접 거래하는 것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런 신선식품 품목 확대 이유로 “국내 소비자가 즐거운 쇼핑을 하는 동시에 국내 셀러와 브랜드에는 더 많은 상생 기회를 제공하고자 품목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 공격적으로 규모 확대 중인 ‘알리익스프레스’…물류센터 확보한다

알리익스프레스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중단기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1조원이 넘는 투자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연합뉴스는 알리바바그룹 사업계획서를 단독입수해 알리바바가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자 앞으로 3년간 11억달러(현재 환율로 약 1조4471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알리바바는 우선 2억달러(약 2632억원)를 투자해 올해 안에 국내에 18만㎡(약 5만445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축구장 25개와 맞먹는 면적으로 단일 시설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다.
물류센터가 확보되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배송 기간이 크게 단축돼 플랫폼 경쟁력도 그만큼 더 강화될 수 있다.
gyuri@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