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정다워 기자] 대한항공은 역시 강하다.

대한항공은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두며 7연승에 성공했다. 압도적 기세로 승점 64를 획득한 대한항공은 28일 현재 2위 우리카드(59점)에 5점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전력전 승리의 일등공신은 정지석이었다. 56.52%의 공격성공률로 17득점을 기록했고, 서브 4득점으로 한국전력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그러면서 50%의 높은 리시브효율로 한국전력의 까다로운 서브를 잘 막아냈다.

정지석과 함께 승리에 힘을 보탠 선수는 미들블로커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10득점을 기록했고, 3세트 마지막 상황에서 타이스의 회심의 백어택을 돌려세우는 블로킹으로 경기를 직접 끝냈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부상으로 인해 시즌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정지석은 대한항공이 지난 세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안 되는 게 없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항공 왕조’ 시대를 연 주인공이었다.

팀의 핵심인 정지석은 허리 부상으로 인해 1~2라운드를 통으로 쉬었다. 3라운드에 복귀했지만,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국내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았다. 자신도 “그렇게 갇혀버릴까 봐 걱정이 많이 됐다”라고 말할 만큼 어려운 시기였다.

네 시즌 연속 통합 우승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시점에 정지석은 부활하고 있다. 지난 14일 OK금융그룹전에서 이번시즌 개인 최다득점을 기록했는데, 불과 세 경기 만에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네트 위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예리한 서브 감각이 살아난 점이 고무적이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도 “몸 상태가 완전할 때의 서브”라며 칭찬했다.

김민재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난시즌 31경기에 출전하며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김민재는 아시안게임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슬럼프에 빠졌다. 몸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했고,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터널에서 나온 김민재는 지난 5라운드부터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유의 폭발적인 체공력을 이용한 날카로운 속공이 살아나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평균 8.66득점으로 중앙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전력전 공격성공률은 무려 80%에 달했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신영석과의 네트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부상자들의 부활로 대한항공은 더 강해지고 있다. 토미 감독은 “부상자 복귀로 기분 좋은 걱정이 생겼다. 누가 코트에 나가든 능력을 보여준다”라며 선발 라인업을 짜는 게 더 어려워졌다는 ‘엄살’을 피웠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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