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이러니 음주운전 연예인들의 ‘사과’를 누가 믿겠나.

9일 경찰에 따르면, 배우 이재룡이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6일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서울 청담역 인근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다.

사고 당시 자택을 거쳐 지인의 집으로 이동했다가 경찰에 검거된 이재룡은 면허정지 수준의 수치가 나왔음에도 당초 음주운전 혐의를 인정 않다가, 이튿날 “소주 네 잔을 마셨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중의 시선은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이재룡이 이미 과거에도 음주로 물의를 빚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2003년에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 2019년에는 만취 상태로 입간판을 파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까지 세 번째 음주 관련 논란이다.

특히 분노가 폭발한 지점은 사고 불과 며칠 전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해 보여준 뻔뻔한 ‘술 자랑’이다. 음주운전자가 카메라 앞에서 술을 예찬하며 웃고 떠드는 행위를 대중은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가장으로서도 무책임하다. 이재룡의 아내인 배우 유호정은 무려 11년의 공백을 깨고 최근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로 복귀했다. “온전히 엄마로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며 긴 공백기의 이유를 밝힌 아내가 비로소 연기 활동을 재개했는데, 남편이라는 이는 음주 토크쇼에 출연하고 음주운전 사고까지 냈다. 아내의 헌신적인 복귀 행보에 재를 뿌린, 그야말로 최악의 ‘민폐’다.

‘짠한형’에 함께 출연한 배우 안재욱의 행보 역시 경악스럽다. 그 또한 2003년과 2019년, 두 차례나 음주운전으로 고개를 숙였던 전력이 있다. 당시 “부끄럽고 수치스럽다”며 읍소하던 안재욱의 반성이 얼마나 가벼운 것이었는지는 이번 음주 토크쇼 출연으로 여실히 증명됐다.

2013년에는 지주막하출혈이라는 생사의 기로를 딛고 ‘인생의 터닝포인트’라며 삶의 소중함을 강조했던 안재욱이 아니었나. 그런데 그 터닝포인트를 거쳐 향한 곳이 겨우 음주운전자 이재룡과 함께한 ‘술방’ 토크쇼였다는 사실은 충격적일 정도다.

술판을 깐 신동엽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적인 친분을 앞세워 음주운전 연예인들을 줄줄이 섭외하고, 그들을 유쾌한 ‘주당’으로 미화하는 것은 시청자를 향한 노골적인 기만이다.

처음도 아니다. ‘짠한형’은 앞서 배우 이정재, 방송인 서장훈 등 음주운전 전력의 게스트를 불러내 ‘이미지 세탁기’란 비판을 자초했다. 게다가 제작진은 이번 이재룡 사건이 터지자 아무런 입장 표명도 없이 슬그머니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비겁하고 무책임한 뒷수습이다.

음주운전은 무고한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잠재적 살인 행위다. 이를 저지르고도 카메라 앞에서 다시 술을 꺼내드는 행태는 대중을 농락하는 오만함의 극치다.

사고 당시에는 ‘반성’과 ‘자숙’을 운운하며 납작 엎드리는 척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쓱 복귀해 뻔뻔한 행보를 반복하는 이들에게 더 이상의 기회는 사치다. 음주운전을 가볍게 여기는 연예인들은 이제 연예계에서 퇴출돼야 한다. 음주운전 연예인들 없다고 한국 연예계가 무너지나.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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