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2026 WBC 8강 진출의 주역 문보경이 뜻밖의 악플 세례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을 8강으로 이끈 결정적 활약을 펼쳤지만,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의 삼진 장면이 일부 대만 팬들의 오해를 불러왔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C조 최종전에서 호주를 7-2로 꺾고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일본과 대만에 연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은 ‘2실점 이하·5점 차 이상 승리’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며 미국 마이애미행 티켓을 따냈다.

이 승리의 중심에는 문보경이 있다. 그는 2회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고, 3회 1타점 2루타, 5회 적시타까지 더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만 11타점을 기록하며 전체 타자 가운데 타점 1위에 오른 핵심 타자다.

논란의 장면은 9회 초였다. 한국이 7-2로 앞선 상황에서 2사 1루, 문보경이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는 세 개의 공을 지켜보다 삼진으로 물러났고, 곧바로 수비로 전환했다. 경기는 그대로 7-2로 끝났다.

이 장면이 일부 대만 팬들의 오해를 불러왔다. 당시 대만은 실점률 계산에 따라 한국 경기 결과를 지켜보고 있었다. 만약 한국이 8점 이상을 기록하는 상황이 나오면 대만이 반사 이익으로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오판한것.

이 때문에 일부 대만 팬들은 문보경의 마지막 삼진을 두고 “고의로 삼진을 당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후 문보경이 자신의 SNS에 경기 사진과 함께 “가자 마이애미로!”라는 글을 올리자 댓글창에는 중국어 악플이 쏟아졌다. 댓글 수는 1만 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야구계에서는 이러한 비난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많다. 문보경이 대만을 탈락시키기 위해 고의 삼진을 당할 이유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당시 한국은 이미 8강 진출 조건을 충족한 상황이었다. 추가 득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호주가 9회 말 공격에서 득점하지 못하며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문보경의 마지막 타석 결과와 대만의 탈락 여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었다는 의미다.

또한 문보경이 점수를 추가해, 한국이 8점 이상을 내더라도, 호주가 3점 이상을 올려야 했다. 결국 한국이 호주를 7-2로 꺾으면서 대만의 ‘경우의 수’는 사라졌다

이에 일부 대만 팬들은 자국 악플러들의 행동에 고개숙였다. 문보경의 SNS에는 “한국의 8강 진출을 축하한다. 일부 대만 팬들을 대신해 사과한다”는 메시지도 이어졌다.

예선경기의 마지막 타석이 엉뚱한 논란으로 번졌지만, 한국을 마이애미로 이끈 중심에는 문보경의 방망이가 큰 역할을 해낸 건 엄연한 사실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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