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산=김경무 전문기자] BNK 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중인 한국 여자대표팀이 다시 만리장성 중국에 막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2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특설경기장인 초피홀에서 계속된 대회 6일째 여자단체 8강전(5단식, 5전3선승제).

오광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팀은 중국에 매치스코어 0-3을 완패를 당하며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단식에서 세계랭킹 44위 이시온(27·삼성생명)이 중국의 에이스이자 1위 쑨잉샤(23)한테 0-3(1-11, 5-11, 1-11)으로 졌다. 이어 2단식에서 세계 21위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는 3위 첸멍(30)과 맞서 0-3(5-11, 7-11, 9-11)으로 다시 패했다.

3단식에서도 세계 8위 신유빈(19·대한항공)이 2위 왕이디(27)한테 0-3(5-11, 3-11, 10-12)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3명의 선수가 단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한 무기력한 패배였다. 4강에 올랐으면 됐을 동메달 꿈도 무산됐다.

경기 뒤 믹스트 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전지희는 못내 아쉬운 듯 “중국을 상대하며 차이를 많이 느꼈다. 그래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더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메달 획득 실패와 관련해 “감독님 손이 문제가 아니다. 우리 랭킹(5위)이 낮아서 그런 것이다. 감독님이 스트레스 안받게 랭킹을 4위로 끌려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한국 여자팀은 조별리그에서 4연승을 올리며 조 1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직행했다. 그런데 16강 대진 추첨에서 운이 없게도 오광헌 감독이 잘못 뽑아 1번 시드의 중국 쪽으로 들어갔고, 너무 일찍 중국에 만나게 돼 동메달 문턱에서 좌절한 것이다.

전지희가 감독님 손 운운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1위 중국, 2위 일본은 그렇다 치더라도, 홍콩(3위)이나 대만(4위)보다 한국의 랭킹이 앞섰으면 시드를 배정받아 8강전에서 중국을 피할 수 있었다.

오광헌 감독이 이날 믹스트 존 인터뷰에서 지난 20일 16강 토너먼트 대진 추첨식을 떠올리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제가 항상 운이 있었는데, 이번엔 손이 안 좋았다”고 말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랭킹을 탓하기 전에 선수들 개개인의 실력을 키워야 하는 게 급선무다.

오 감독이 “이번 대회 한국에 80점을 주고 싶다”면서도 “이런 식이면 8강이나 4강이다. 유승민 회장처럼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푸트워크(발놀림)와 파워, 공격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목에 힘을 줘 말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2024 파리올림픽(7.26~8.11)까지 한국 여자팀의 당면과제는 팀 랭킹을 4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전지희는 이와 관련해 “중국을 8강에서 만날 확률을 따지지 않으려면 순위를 올려야 한다.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왕이디를 맞아 선전했으나 패배를 맛본 신유빈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뛸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탁구 선수로서 행복감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쑨잉샤에 심적 부담감 때문인지 무기력하게 진 이시온은 “왜 쑨잉샤가 세계 1위인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구질이 워낙 좋았다. 회전이 많이 걸려 낮게 공이 깔렸다. 기술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고 말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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