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 스포츠 경쟁상대 너무 많아

젊은 세대 스포츠 ‘관심 유도’ 고민 중

[스포츠서울 | 강릉=황혜정 기자] “내 아이들만 해도 스포츠 말고 주변에 할 것이 너무 많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스포츠를 제외한 다양한 오락거리다. TV 드라마, 스마트폰 등을 비롯해 청소년의 신체활동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넘쳐난다.

지난 29일 국내 취재진과 만난 김재열(55)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은 고민을 털어놨다.

김 회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대다수 종목단체 회장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내 아이들을 보더라도 주변에 (스포츠 말고) 할게 많다. 수많은 오락거리가 스포츠의 경쟁 상대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큰 숙제같다”라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2년 10대 청소년의 생활체육 참여 비율(일주일에 1회·30분 이상 운동)은 52.6%로 전년(55%)보다 2.4%포인트 줄었다. 70대 이상(54.3%) 참여 비율보다도 낮았다.

갈수록 학령인구도 줄어드는데 체육 활동을 하는 비율은 더더욱 줄고 있다. 엘리트 스포츠를 하고자 하는 선수 숫자도 줄어 각급 학교 운동부에선 선수 수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동계 종목에서는 끊임없이 스타가 나오고 있다. 김민선(스피드스케이팅), 신지아(피겨), 이채운·최가온(스노보드) 등이 그 예다. ‘남자 피겨’ 김현겸은 지난 29일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김 회장은 “신지아를 만났을 때 ‘(피겨퀸) 김연아를 보고 꿈을 키웠다’더라. 국내에선 김연아라는 ‘슈퍼스타’가 나오면서 피겨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어린 선수들이 영웅시할 선수가 나오는 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쑥쑥 자라나는 유망주들은 연맹의 지원도 있었지만, 스타들을 보고 성장한 이들”이라고 짚었다.

결국 연맹의 체계적인 지원 하에 좋은 선수가 많이 나와야 어린 학생들이 이들을 보며 스포츠 활동을 시작한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ISU 회장으로서 유망주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마음을 시사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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