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재벌가 3·4세들이 올해 연말 인사에서 초고속 승진했다. 그런데 아모레퍼시픽 장녀 서민정 담당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개인 사유를 이유로 1년 의원휴직에 들어갔지만 서 담당의 휴직 뒤에는 서경배 회장과의 갈등, 재혼, 승계구도 변화 등의 꼬리표가 붙고 있다.

지난 7월 돌연 휴직에 들어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 담당은 ‘개인 사유’를 이유로 휴직을 결정하며 현재까지도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 서민정 담당, 이대로 경영 수업 중단?…아모레퍼시픽과 멀어지는 중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아모레퍼시픽의 승계구도에 변화가 감지된다고 분석한다. 아모레퍼시픽의 유력 후계자였던 서 담당이 중요한 시기에 경영에서 물러난 것은 사실상 경영 수업 중단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한 서 담당이 이니스프리 주식을 서경배과학재단에 기부하고 핵심부서 업무를 중단했는데, 같은 시기 차녀 서호정 씨가 서 회장으로부터 상당량의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을 증여받아 지분을 늘렸다.

아직 입사도 하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은 호정 씨가 서 담당의 휴직과 동시에 아모레퍼시픽그룹 3대 주주로 갑작스레 등장하자 서 담당의 돌연 휴직에 대한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닌 서 담당이 휴직을 결정한 시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상황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면세 채널이 침체하면서 현재 영업이익 지속해 줄어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2조7479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72억원) 대비 9.8% 감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4%(1573억원) 줄어든 875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내부에서도 구조조정, 복지 축소, 직급 체계 변동 등으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연이은 위기론에 내·외부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에도 서 담당은 과감히 휴직을 결정하며, 타 재벌 3·4세들과 다른 행보를 보인다.

◇ 서 회장과의 갈등설, 사실로 굳어지나…차녀 서호정 승계작업 탄력

일각에서는 서 담당의 재혼설을 돌연 휴직 사유로 꼽는다. 관련 업계 풍향계에 따르면 서 담당은 재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는 글로벌물류 및 블록체인 물류기업 대표로, 서 담당의 이러한 결정이 서 회장과의 불화를 가중했다는 것.

이에 아모레퍼시픽 측은 “서 담당의 휴직 사유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다. 이는 개인적인 부분으로 회사 측에서 따로 밝힐 입장은 없다”며 “재혼설 또한 회사 측도 모르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 담당은 지난 2020년 10월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인 홍정환 보광창업투자 투자심사총괄과 결혼했지만 8개월 만에 합의 이혼했다. 두 사람의 혼인은 아모레퍼시픽과 범삼성가 보광그룹과의 혼맥으로 화제를 모았다. 홍석준 회장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남동생이다.

홍 촐괄은 서 담당과 이혼하며 증여받은 아모레퍼시픽그룹 보통주 10만주를 반납했다. 이에 홍 총괄 지분은 보통주 기준 0.12%에서 0%로 변동됐다. 당시 아모레퍼시픽그룹 종가 기준 63억2000만원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이처럼 입사, 퇴사, 재입사, 결혼, 이혼, 휴직으로 서 담당의 존재감에 긴장감이 맴돈다. 서 담당이 재직 당시 시도했던 리브랜딩 또한 현재까지도 혹평이 잇따르고 있는 점도 한 몫한다.

아모레퍼시픽은 대표 스킨케어 설화수의 대대적인 리브랜딩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의 ‘엄마 화장품’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 헐리웃 스타 틸다 스위튼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했다. 그러나 실제 매출 등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는 보이지 않았다.

서 담당이 개인 최대 주주로 있던 이니스프리도 적자와 직면했다. 이니스프리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1% 감소한 665억원으로, 영업이익도 37억원(55.4%) 감소했다. 이니스프리는 리브랜딩 직후 싸늘한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한편 차녀 호정 씨는 지난 5월 서 회장으로부터 아모레 지분 240만 주를 증여받으며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서 담당과 호정 씨의 아모레 지분 격차는 0.03%p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서 담당의 후계 구도가 명확했던 만큼 인사 시즌에도 불구 보유 주식을 처분하고 휴직을 결정하며 업무에서 물러난 것에 대해, 일각에선 서 담당이 승계구도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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