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황선우(수영)와 우상혁(육상 높이뛰기), 김제덕 안산(이상 양궁) 등 주요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이 매서운 한파 속에 ‘해병대 전투복’을 입는다.

국가대표 선수단과 대한체육회, 경기단체 임직원 500여 명은 18일부터 20일까지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해병대 캠프에 참가한다. 이번 캠프엔 주요 종목 대표 스타가 대거 참가하는 데, 18일 오전 10시 진천선수촌에서 단체 버스를 통해 해병대로 이동한다.

체육회는 앞서 이번 캠프는 지난 2020 도쿄올림픽 부진을 만회하고 재도약하는 계기로 2024 파리올림픽에 나설 국가대표 선수의 정신력 강화 등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10월 “내년 국가대표 선수는 입촌하기 전에 해병대에서 극기 훈련할 것이다. 나도 같이 입촌할 것”이라고 공언해 공분을 샀다. 그런데도 불과 두 달 만에 이 회장의 공언은 현실이 됐다.

여론은 크게 악화했다. 해병대 캠프를 두고 구시대적 발상과 더불어 오히려 선수단 사기를 꺾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난 14일 체육회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예스러운 방식의 해병대 캠프 프로그램이 아닌 도전과 단결, 성실, 명예정신 교육 및 고취에 초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고무보트 훈련 등 해병대 특유의 훈련 프로그램은 일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선수 부상 등을 고려한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간담회에서 최근 국내 엘리스 스포츠의 뼈아픈 현실을 개탄하며 내년 파리올림픽 전망도 어둡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현재 흐름이면 파리에서 금메달 5~6개에 머물 수 있다. 펜싱이나 양궁 외엔 장담을 못 한다. 이럴 경우 (종합 순위) 15~20위 사이에 놓일 수 있다”면서 해병대 캠프가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표 선수 육체 단련과 정신력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이런 의지에도 여전히 비판 목소리가 따른다. 체육 전문관련 시민단체들은 18일 공동성명을 통해 ‘국가대표선수 해병대 강제 입소, 이기흥 회장은 즉각 사과하고 철회하라’ 제하의 성명을 냈다.

단체들은 “체육계의 오래 묵은 상명하복의 문화 탓이다. 철 지난 인습을 공고히 하는 실효성 없는 이벤트가 회장 말 한마디에 실행되는 것이 체육회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표 선수만큼 극한의 신체적 한계를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이들이 있을까. 누가 누구를 가르친다는 말인가”라며 이 회장에게 해병대 캠프 운영 철회를 요구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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