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 중국 바이샤 게이밍이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 최고 권위의 ‘CFS(크로스파이어 스타즈) 2023’ 그랜드 파이널에서 ‘영혼의 라이벌’ 청두 AG를 꺾고 대회 2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결승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바이샤 게이밍의 ‘N9’ 왕하오는 사상 최다인 CFS 4회 우승이란 새 역사를 썼다.

바이샤 게이밍은 지난 10일 중국 청두 가오신 체육센터에서 열린 ‘CFS 2023’ 그랜드 파이널 최종 결승전에서 ‘숙적’ 청두 AG를 세트스코어 3-1로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바이샤 게이밍은 명실상부 크로스 파이어 최강팀으로 떠올랐다.

전장 ‘서브베이스’에서 열린 1세트, 바이샤 게이밍은 AG의 ‘Doo’ 멍쿤의 활약에 패하고 말았다. 멍쿤은 자신의 첫 CFS 결승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긴장한 내색 없이 진격해 오는 바이샤의 공격수들을 차례로 저격했다. 특히 멍쿤은 홀로 끝까지 살아 남아 바이샤의 잔여 병력을 제압하고 포인트를 따냈다. 멍쿤은 이번 세트에서 멀티 킬 8회, 총 20킬 등을 기록하며 명사수 실력을 뽐냈다.

일격을 당한 바이샤 게이밍. 하지만 2세트 ‘앙카라’ 맵은 바이샤가 지난 2년 간 모두 승리했던 그야말로 주무대였다. 바이샤는 시작부터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며 세트스코어를 1-1 동점을 만들었다. 바이샤의 최고 스타 왕하오는 17킬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승부는 원점. 바이샤의 반격이 본격 시작됐다. 3세트 전장 ‘항구’는 이번 대회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맵이다. 스나이퍼가 거점을 잡기 좋은 지형으로 수비가 유리한 곳. 하지만 수비로 시작한 AG는 왕하오와 ‘CZY’ 첸지양의 한 템포 빠른 공격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바이샤는 1대4로 뒤지던 상황에서 내리 3개 라운드를 따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전반전을 4대5로 마쳤다. 후반전 수비 진영에서는 맵의 장점을 십분 활용, AG의 진입로를 원천 봉쇄하며 후반전 시작과 함께 연이어 라운드를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2-1을 만들었다.

3세트가 끝난 후 깜짝 이벤트도 펼쳐졌다. 중계석을 비추던 카메라가 경기장 외부를 비춘 것. 이는 청두 상공을 지나는 퍄오총(무당벌레) 1호 위성을 보기 위해서였다. 퍄오총 1호 위성은 ‘CFS 그랜드 파이널’이란 메시지를 모르스 부호로 알리고 지나갔다.

팬들의 환호 속에 블랙 위도우에서 펼쳐진 4세트. 바이샤는 초반 불리하게 시작했다. AG의 탄탄한 방어 속에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결국 바이샤는 타임아웃을 요청해 전략을 수정했다. 이후 경기 양상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 바이샤의 공격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내리 4개 라운드를 따내며 5대 4 역전에 성공, 전반을 마쳤다.

바이샤는 후반전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정치, 첸진웨이, 쏭홍치 등 거의 모든 선수들이 결정적인 세이브를 따냈다. 9대 8로 앞선 상황 마지막 18라운드, 바이샤는 A사이트로 ‘올인’ 전략을 펼친 AG 선수들을 압살하고 2년 연속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우승으로 바이샤는 지난해에 이어 2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현존 최강 팀으로 우뚝 섰고, 결승전 MVP로 선정된 왕하오는 2017, 2018년 연속 우승에 이어 2022, 2023년도 연속 우승을 기록하며, CFS 역대 최다 우승 기록도 세웠다.

이와 함께 CFS의 역사와 영광을 모두 담아낸 결승전 오프닝 세리머니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상으로 시작한 오프닝 세리머니는 전 세계 크로스파이어 팬들이 등장하고, 청두를 상징하는 쌍둥이 빌딩 사이에서 인공위성이 모르스 부호를 통해 ‘CFS’ 소식을 알렸다. 이어 공중에 CFS와 연결되는 스타게이트가 열렸고, 화면은 가오신 체육센터 메인 무대로 연결됐다.

가오신 체육센터에선 카운트다운 후 무대 배경에 글로벌 리스크와 테러리스트 등 크로스파이어 두 진영의 키 컬러(블루·옐로우)가 깔리며 40여 명의 치어리딩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치어리딩 퍼포먼스 직후 LED 패널과 AR 연출을 통해 ‘유성’을 형성했다. 이어 CFS 10년간의 역사와 CFS 10주년을 기념하는 CFS 2023 GF의 결승전이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가 위성을 통해 전 세계로 송출됐다.

더불어 무대에선 3명의 래퍼가 등장해 이번 대회의 주제곡 ‘크로싱 오브 더 스타’를 중국어, 영어, 쓰촨 지역 방언 등으로 울려 퍼졌다. 특히, 쓰촨어 래퍼로 청두가 고향인 래퍼 ‘영(Young)’이 등장하자 객석을 가득 채운 5000명의 관객들은 큰 함성과 환호를 보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