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김민규기자]T1의 중국(LPL) ‘킬러 본능’이 되살아났다. 작년에 이어 올해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도 LPL 팀을 연이어 격파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제 마지막 상대인 웨이보 게이밍(WBG)만 꺾으면 ‘정상 등극’ 시나리오 완성이다. T1 그리고 우리네 전설 ‘페이커’ 이상혁은 네 번째 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품게 된다.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T1은 1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준결승 중국(LPL)의 1시드 징동 게이밍(JDG)과의 대결에서 ‘승·패·승·승’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제 T1의 시선은 오는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WBG와의 결승무대로 향하고 있다.

이번 롤드컵에서 T1의 기세가 대단하다. 출발은 불안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을 되찾더니 결승까지 질주했다.

북미의 팀 리퀴드(TL)와의 스위스스테이지 첫 경기에선 운영에서 앞섰지만 교전의 날카로움이 제대로 나오지 못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결국엔 승리했지만 깔끔하지 않았다. 둘째 날 ‘숙적’ 젠지와의 한국(LCK) 내전에선 초반 라인 운영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후반 한타 교전에서 승기를 내주며 패배했다.

이 패배가 T1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여러 메타 변화를 주고 밴픽도 재점검하게 된 좋은 자극제가 됐다. 지난 4일 리닝 게이밍(LNG)과 8강전 승리 후 만난 ‘케리아’ 류민석은 “스위스스테이지서 젠지에 1패한 것이 굉장히 컸고 우리 팀에 좋게 작용했다. 티어 정리나 메타 변화를 피부로 느끼면서 재점검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T1의 전환점이다. 이후 T1은 북미의 클라우드 나인(C9)을 22분 만에 가볍게 제압한 후 다음 경기에서 LPL 2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과 8강 진출전에서 한수 위의 운영과 교전을 앞세워 세트스코어 2-0으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LPL 도장 깨기’의 시작이다. 8강에서 LNG에 3-0 완승을 거뒀다. 경기 전 T1과 LNG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T1의 압도적 승리였다. 3번의 세트 동안 LNG는 단 하나의 용도 챙기지 못했을 정도.

T1의 매서운 기세는 강력한 우승후보 JDG마저 무너뜨렸다. LPL의 2시드, 3시드, 1시드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4시드 WBG만 남았다. 방심은 안 되지만 그렇다고 어렵진 않다. 우승후보도 꺾었다.

WBG는 한때 T1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대니’ 양대인 감독이 이끄는 팀이다. 양 감독은 올해 LPL 스프링 시즌이 끝난 후 WBG에 합류해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롤드컵 대표 선발전에서 4시드를 따내며 ‘2023 롤드컵’ 무대를 밟았다. 이번 롤드컵에서 끝까지 살아남으며 결승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유럽의 프나틱을 2-1로 꺾고 8강에 올랐고, 8강에선 NRG e스포츠를 3-0으로 제압했다. 준결승에선 같은 지역 2시드 BLG를 3-2로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 ‘언더독의 반란’이다.

우승을 향한 마지막 관문에서 T1과 WBG가 만났다. T1은 지난해 LCK 스프링 우승 이후 국내외 대회에서 우승에 닿지 못했다. ‘준우승’을 거듭했다. 우승을 향한 목마름을 넘어 간절하다. 객관적 전력 상 T1의 우세를 예상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T1이 7년 만에 통산 네 번째 롤드컵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