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여주=장강훈기자] “이제는 대회 성적이 커리어로 직결된다.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은 플레이하겠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금메달리스트 조우영(22·우리금융그룹) 장유빈(21·한체대)이 십수 년간 이어온 아마추어 경력을 마감했다. 어엿한 ‘프로 선수’로 첫발을 내딛는다. 조우영과 장유빈은 4일 경기도 여주에 있는 페럼클럽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미디어데이에 참가해 프로 데뷔전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조우영은 “12년간 아마추어 생활을 정리하고 프로 첫발을 내디딘다. 레전드인 최경주 선배가 호스트로 나서는 대회에서 데뷔전을 치르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장유빈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아직은 배운다는 생각으로 겸손하게 플레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이 열리는 페럼클럽은 매년 난도가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조우영은 “연습라운드했는데 코스가 어렵더라. 프로라는 이름으로 경쟁하려면, 변별력있는 코스에서 장점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프로 데뷔를 앞둔 후배들에게 “인내와 참을성, 기다림 등 세 가지 미덕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 최경주(53·SK텔레콤)는 “좋은 실력을 가진 후배들이어서 참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방법만 터득하면 충분히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덕담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때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과감하고 공격적인 샷이 눈에 띄었다. 퍼팅 능력도 향상돼 시너지효과가 난 게 아닌가 싶다”면서 “한홀이 아닌 18홀 전체를 계산해 잘라가는 플레이를 하지 않는 것도 눈에 띄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한국의 여러 젊은 선수에게 큰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한다. 축하한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이들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에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현역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인 김시우(28) 임성재(25·이상 CJ)와 힘을 합쳐 따낸 쾌거여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조우영은 “TV로만 보던 PGA 선배들과 방을 함께 썼다. 눈뜨면 TV에 나오던 선배들이 옆에 있더라. 신기했다”면서 “함께 라운드하며 기술적인 면이나 약점을 보완할 방법 등을 알려줬다. (아시안게임 성적을 떠나) 골프선수 조우영으로서는 뜻깊은 한주”라고 돌아봤다.

장유빈 역시 “PGA투어 선수는 우리와 다른 플레이를 한다고 느꼈다. 세세하게 들여다보니 차이가 크더라. 앞으로 더 발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같이 라면 먹으면서 여러 얘기했다. 잘하는 선배들이어서 믿고 플레이한 게 금메달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며 웃었다.

지난 8월 치른 군산CC오픈에서 우승해 3년간 시드걱정 없이 코리안투어를 소화할 수 있다. 그는 “최대한 아마추어 때 경험한 것을 토대로 (우승했던) 느낌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아마추어 때 프로대회에 나와서 좋은 성적냈다. 프로로서도 좋은 성적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4월에 치른 골프존 오픈에서 우승해 2년 시드를 확보한 조우영 역시 “프로가 됐으니 행동에 책임을 지고, 인성이 뒷받침되는 선수가 돼야 한다. 12년간 아마추어 생활하면서 큰 경험했다. 이 과정에 배운 것을 토대로 열심히 준비하고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우승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입을 모은 이들은 “최경주 선배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만족할 만한 성적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 부상없이 시즌 잘 마치고, 더 갈고 닦아 PGA투어에 진출해 선수생활을 마칠 때까지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