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민규기자]적지에서 감기 기운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우리네 전설 ‘페이커’ 이상혁은 결국 결승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탓이다. 대신 후배들이 해줬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한국대표팀이 한수 위의 운영과 교전을 앞세워 대만을 격파하며 예약한 금메달을 가져왔다. 후배들의 활약 덕분에 이상혁은 ‘골든 페이커’를 완성했다.

한국 LoL 대표팀은 29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압도적인 실력 차로 중국에 이어 대만까지 세트스코어 2-0으로 침몰시켰다. 우리 선수들은 약속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높이 솟은 태극기 아래에는 타이베이 올림픽기와 중국의 오성홍기가 걸렸다.

이날 한국은 지난 준결승 중국전에 이어 미드라이너 ‘쵸비’ 정지훈을 앞세워 ‘제우스’ 최우제, ‘카나비’ 서진혁, ‘룰러’ 박재혁, ‘케리아’ 류민석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이상혁은 온전치 못한 컨디션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대만은 2세트 단단한 조합을 꾸렸다. 이에 맞선 한국은 원거리 딜러 박재혁은 ‘룰러=제리 엔딩’이란 유행어를 탄생 시켰던 챔피언 제리를 픽했고, 정지훈은 아지르로 대응했다. 최우제는 말파이트를 꺼내들었다.

팽팽한 초반 라인 전이 펼쳐졌다. 그러다 6분경 바텀에서 교전이 열렸고 한국이 2대 3의 킬 교환을 했다. 한국이 첫 용을, 대만이 전령을 각각 챙겼다. 미드와 바텀에서 소규모 교전이 일어나면서 킬을 주고 받았다. 대만이 거세게 공격하며 초반 흐름을 잡아나갔다.

그래도 한국이 불리한 상황까진 아니었다. 라인 운영에서 앞섰기에 골드 격차는 거의 없었다. 14분경 한국이 두 번째 용을 챙겼지만 홀로 있던 박재혁이 끊기고 말았다. 한국은 대만이 다 잡아놓은 전력을 뺏으며 분풀이를 했다.

서서히 기세를 올리며 대만을 압박해 들어간 한국. 미드에 전령을 풀며 2차 포탑까지 파괴했다. 한국이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왔다. 19분경 용 앞에서 열린 교전에서 한국은 3킬을 쓸어담았다. 한타 집중력이 살아난 것. 21분경 탑에서 대만이 정지훈을 끊었지만 이어진 교전에서 한국이 대승을 거뒀다. 그리고 전리품 바론까지 챙겼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대만 본진으로 압박해 들어가며 ‘굳히기’에 돌입했다. 대만이 기울어진 힘의 차이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본진으로 돌아가 재정비로 숨을 고른 후 승리 마침표 찍기에 나섰다. 미드와 바텀을 통해 대만 본진에 압박을 넣은 한국은 25분경 네 번째 영혼의 용까지 완성했다. 그리고 대규모 교전에서 승리한 한국은 에이스를 띄우며 25분 만에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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