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올 추석 차례상에 비상이 걸렸다. 이상기후, 고물가 추세, 오염수 여파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추석 차례상 주요 품목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이 평균 30만3002원으로 지난해 대비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체감 추석 차례상은 여전히 부담으로 다가온다.

◇추석 차례상 성수품 사과·배, 상품성 물량 줄어들며 가격 쑥↑

추석을 2주 앞둔 현재 작황이 부진하면서 추석 대표 품목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는 과일 꽃이 피는 봄부터 냉해와 우박 피해를 보고, 여름엔 장마와 태풍 등으로 대과 수확이 힘들어졌다. 결국 사과는 과육이 썩어 탄저병이 도지고, 배는 병충해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생육 부진으로 상품성 물량이 줄어든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5일 “추석 명절이 있는 9월 농축산물 수급 상황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로 전망된다”며 “봄철 저온·서리 피해가 발생한 사과‧배 등 상품(上品)의 경우 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현재 사과와 배 가격은 지난해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일 사과(홍로·상품) 도매가격은 10kg 8만4800원으로 지난해 5만3025원 대비 59.9% 고, 평년과 비교했을 때 66.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 가격은 지난 2018∼2022년 가격 중 최대·최소치를 제외한 3년 평균값이다.

또 지난 8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보고서에서 올해 사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8.7%, 배는 21.8%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물가정보 이동훈 선임연구원은 “올해 추석은 비교적 늦은 편이지만 여름철 기상 악화로 아직 생산량이 적어 가격대가 높은 상품이 있다”며 “햇상품이 본격적으로 출하돼 가격이 안정된 이후에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과, 배만 오른게 아니다... 추석 대표 상품 ‘송편’값도 오른다

사과와 배만 급등한 것이 아니다. 추석 성수품 중 빼놓을 수 없는 송편도 지난해에 비해 인상될 양상이다. 송편 안에 들어가는 곡물 ‘소’에 포함된 녹두, 참깨, 콩, 팥 가격이 대폭 오른 것이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식량 작물 소매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녹두 500g 단위 1만 1830원, 지난해는 1만1119원이었다. 팥과 콩 또한 12일 기준 각각 8037원에서 지난해는 7575원, 5184원에서 지난해 5475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를 살펴보면 지난달 대비 1.0%, 지난해 동월 대비 3.4% 각각 상승했다.

◇오염수 영향, 명태 가격도 올랐다... 명태전 못 먹나

원재료 수입단가의 지속적인 상승 영향으로 약과, 강정, 게맛살 등 가공식품의 가격도 여전히 오름세다.

지난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79개 품목 중 18개 수입 가격이 1년 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 3주 전인 8월 11일부터 8월 17일까지의 기간과 올해 추석 연휴 3주 전인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의 기간을 비교한 결과다.

관세청이 공개한 주요 농축수산물 79개 품목의 수입 가격 중 축산물 중에서는 버터 12.7%가, 수산물 중에서는 명태 냉장·57.5%, 붕장어 냉동·16.5% 등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여파 등으로 주요 수입 품목의 가격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청은 명절 성수품 물가 안정을 위해 추석 전까지 세 차례 주 단위로 주요 농축수산물의 수입 가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처럼 추석을 2주 앞둔 현재 물가가 대거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가 무거워지고 있다. 이에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수급 안정 대책반을 구성해 성수품 수급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불안 요인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농축산물 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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