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4총사가 K리그 재개를 앞두고 뭉쳤다. 김준홍 이영준(이상 김천) 배준호(대전) 이승원(강원)이 21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U-20 월드컵 활약 K리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소회를 풀어냈다.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을 마주했다. 월드컵 당시의 이야기와 서로에 대한 평가, 가깝게는 K리그에서 기대, 멀게는 해외무대에 대한 꿈까지 또박또박 밝혔다.
모두발언에서 이들은 한목소리로 “1년 6개월간 고생한 동료들과 4강까지 함께 해 행복했다. 이 분위기를 이어 K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으로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일궈낸 월드컵 전후 달라진 점으로는 “귀국 공항에서 많은 분이 반겨서 놀랐다. 팬이 늘었고 인지도가 올라간 걸 느낀다. 취재진이 기사도 많이 써준다. 가기 전에도 응원받았지만 이번 성과 후에 더 많은 격려를 받으며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방싯했다.

특히 팬에 대한 감사를 강조했다. 브론즈볼의 주인공 이승원은 “경기장 안팎에서 힘차게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같이 뛴다는 표현에 뭉클했다”고 했고 결정적 선방으로 돋보인 수문장 김준홍은 “현지에서 경기 후 교민과 식사 자리에서 ‘아이들에게 한국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줘 고맙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라고 했다. 최전방 공격수 이영준은 “부대에서도 칭찬받았다. 나라를 빛낸 군인으로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줘 감사하다”고 했다.
또래가 뭉친 만큼 유머도 오갔다. 이승원의 브론즈볼 수상에 대한 지분 문제가 테이블 위에 올랐다. 배준호는 “나의 지분이 50%라고 했는데, 그만큼 꽤 많은 부분에 관여했다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승원은 월드컵에서 3골 4도움으로 브론즈볼을 품었다. 이 중 2골은 배준호가 얻어낸 페널티킥(PK). 이에 이승원은 “(배)준호와 서로 잘 맞아서 좋은 장면이 생겼다. 지분의 20%를 주는 대신 밥 한번 사겠다”라고 제안했다. 배준호는 “(이승원이)30%나 깎을 줄 몰랐다. 그래도 밥 산다고 하니 비싼 거로 먹겠다”라고 응했다.
브론즈볼로 존재감을 뽐낸 이승원은 주장으로 대표팀 4강 진출에도 앞장섰다. 동료의 엄격한(?) 평가가 이어졌다. 이영준은 “(이)승원이는 경기장에서 책임감 있게 헌신했다. 팀원 모두 좋은 주장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경기장과 훈련장 밖의 (이)승원이는 애교도 많고 장난이 과하긴 하다”라고 밝혔다. 지분싸움을 한 배준호는 “평소 장난치는 친구라 칭찬하기 부끄럽다. 그러나 섬세하게 동료를 챙긴다. 경기장에서도 솔선수범한다”라고 치켜세웠다.
김은중 감독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엔 “항상 차분하고 흥분하지 않는다. (감독이)요구하는 걸 수행하며 경기력이 따라왔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경기 외적으로도 배울게 많다”고 공통 답변했다. 같은 포지션으로 뛴 이영준은 “김은중 감독을 만나 실력이 늘었다. 나를 믿어주고 기회를 줘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더 담았다.
4강 주역은 나란히 해외무대에 대한 꿈도 가득하다. 이승원은 이강인과 함께하고 싶다고 했고, 황인범이 롤모델인 배준호는 최종목표로 EPL을, 김준홍은 레알마드리드를 콕 찍었다. 이영준은 동경하는 선수로 주민규(울산)를 꼽았다.
U-20 대표팀은 스타플레이어도,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도 없었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스스로 증명하며 축구인생을 개척했다. 이제 그들의 또다른 무대가 열린다. 4강 신화의 감동과 여운을 오는 24일 재개하는 K리그에서도 이을 예정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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