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권재영 PD가 카우치 성기 노출 사건을 회상했다.

15일 권재영 PD는 유튜브 채널 ‘권 PD의 아름다운 구설’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지난 2005년 7월 MBC ‘생방송 음악캠프’에서 합동무대를 진행하던 밴드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의 멤버가 갑자기 하의를 내리고 성기를 노출시킨 희대의 방송 사고를 언급했다. 해당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샀으며,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방송 사고로 손꼽힌다.

권 PD는 “그 방송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었다. 프로그램이 폐지가 됐으니까”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 중의 한 사람이 제 와이프”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 프로그램의 작가가 현재의 와이프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그날 화면이 넘어갔을 때 제가 와이프에게 듣기론, FD랑 경호팀이 무대로 뛰어올라가서 그 사람들을 끌어내렸고 못 도망가게 붙잡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당시 인디밴드들을 살려보고 대중적으로 알리고자 그런 무대를 마련한 거였다. 처음 캐스팅을 한 팀이 럭스였는데, 이 팀이 워낙 신나서 주변에 아는 인디밴드들을 다 불렀다. 그래서 그때 자료화면을 보시면 수십 명이 무대에 있다. 그런데 럭스가 데려온 팀 중에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란 팀이 있었다. 카우치 멤버 한 명과 스파이키 브랫츠 멤버 한 명이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바지를 벗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PD는 “그야말로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을 일으킨 이들과 담당 PD, 작가까지 참고인으로 경찰에 연행됐으며, 사건 당사자들은 마약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권 PD는 “그로 인해 우리나라 인디밴드 인식과 문화가 초토화됐다. 인디밴드가 10년 이상 퇴보한 거다. 지금 열심히 하는 많은 밴드들이 인디 시절을 거쳐서 올라왔는데 그들이 얼마나 힘든 시절을 겪었겠나. 많은 관계자들이 얘기하는 게 인디밴드가 무너지면서 상대적으로 치고 올라온 게 힙합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딜레이 방송이 생겼다는 변화도 언급했다. 딜레이 방송이란 실제로 방송에 나가는 것보다 시청자가 보는 시점이 조금 늦은 것을 말한다. 보통 5초에서 10초 정도 늦으며 심한 경우 5분 딜레이가 있는 경우도 있다. 권 PD는 “그때 이후로 방송 3사가 동시 생방송을 거의 안 한다. 5초 정도만 있어도 (사고를) 수습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노출 사고의 주범인 카우치 멤버와 스파이키 브랫츠 멤버는 각각 징역 10개월과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tha93@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