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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X 선수들이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2022 롤드컵’ 결승에서 T1을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 라이엇 게임즈

[스포츠서울 | 샌프란시스코=김민규기자]DRX와 T1의 ‘2022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은 그야말로 명승부를 펼친 최고의 경기였다. 승자와 패자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1~5세트까지 그들이 펼친 끝판 대결은 전 세계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기에 충분했다. 분명한 것은 5년 만에 성사된 한국(LCK)팀 간 결승으로 다시 한 번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드높였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DRX의 창단 첫 롤드컵 우승으로 올 한해 LoL e스포츠의 일정이 마무리됐다.

DRX는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2022 롤드컵’ T1과의 결승에서 막판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하며 창단 첫 우승을 일궈냈다. 이로써 DRX는 롤드컵 역사상 유례없는 예선부터 우승까지 ‘기적의 질주’를 펼친 최초의 팀으로 우뚝 섰다.

준우승을 차지한 T1은 비록 ‘롤드컵 4회 우승’이란 대업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명승부를 보여줬다. 특히, 3·5세트에서 ‘구마유시’ 이민형과 ‘오너’ 문현준이 보여준 기적 같은 ‘바론 훔치기’는 다시 못 볼 명장면으로 꼽힌다. 경기 후 이민형은 “스틸 당시에는 오늘 되는 날이라 생각했는데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라기엔 패배한 팀의 장면이라 아름답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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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X 선수들이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2022 롤드컵’ 결승에서 T1을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제공 | 라이엇 게임즈

◇DRX, 롤드컵 역사상 최초의 ‘미라클 질주’

DRX는 LCK 4번 시드로 롤드컵에 합류하면서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그런 이들이 예상을 뒤엎고 왕좌에 올랐다. 그것도 예선전인 플레이-인부터 출발해 우승이란 종착지까지 ‘미라클 질주’을 펼치면서 말이다. 그래서 ‘언더독의 반란’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롤드컵에서 DRX는 출발부터 이변을 예고했다. 당초 고전이 예상됐던 플레이-인에서 전승을 거두며 조1위로 그룹스테이지에 올랐고, 그룹스테이지 마저 조1위로 8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중국의 에드워드 게이밍(EDG)과 맞붙어 ‘패·패·승·승·승’이란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4강에서도 LCK 1번 시드인 젠지를 상대로 ‘패·승·승·승’의 역전승을 일궈내며 결승무대를 밟았다. 고난의 경험치가 쌓인 탓일까. 결승전에서 고군분투하더니 기어코 T1을 3-2로 제압하며 기적을 노래한 것. 내년 시즌 DRX가 보여줄 새로운 반란은 어떤 모습일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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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선수단.  제공 | 라이엇 게임즈

◇T1, 영광의 ‘LPL 킬러’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팀으로 꼽히는 T1은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올해 롤드컵에서 영광의 역사를 남겼다. 다름 아닌 ‘LPL 킬러’ 등극이다. T1은 그룹스테이지서 EDG를, 8강전에서 로얄네버기브업(RNG), 4강에선 징동 게이밍(JDG)까지 차례대로 격파하며 결승무대를 밟았다. 특히, 4강전 상대였던 LPL 1번 시드 JDG와의 대결에선 1세트를 내준 뒤 2·3·4세트를 내리 따내며 역전승을 거뒀다. JDG와의 마지막 4세트에서 T1은 결승행을 확정짓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4분이었다.

사실 T1이 JDG를 꺾으면서 5년 만에 LCK 내전이 성사된 것이다. DRX와 젠지의 4강에선 누가 올라와도 상관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 T1은 결승전에서 DRX에 석패하며 사상 첫 ‘롤드컵 4회 우승’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내년 시즌에도 T1이 ‘LPL 킬러’의 영광을 재현하며 다시 한 번 대업에 도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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