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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내가 꿈꿨던 금메달의 자리가 이런 것인가 반문하게 됐다.”
그야말로 작심 발언이다. 한국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의 ‘최선참’인 곽윤기(33·고양시청)가 올림픽 개최국 중국을 겨냥한 칼 같은 발언엔 심리전을 포함한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경기장에서 훈련에 참가한 뒤 믹스트존에서 국내 취재진에 “(혼성 계주에서) 중국이 우승하기까지 과정을 보면 억울하고 미안한 감정이 든다”면서 “한국 대표팀과 관계없는 판정이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혼성계주에서 편파판정 논란 속에 중국이 금메달을 따낸 것에 자신의 감정을 가감 없이 밝힌 것이다.
전날 중국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헝가리와 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해 결승행이 좌절되는 듯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장시간 비디오 판독을 거쳐 중국의 터치 과정에서 진로를 방해했다며 러시아(4위)에 실격을 준 데 이어 2위 미국도 교체 선수가 다소 일찍 레이스 선에 진입했다며 역시 실격 처리했다. 문제는 중국도 장위팅에서 런쯔웨이로 레이스가 이어질 때 러시아 선수가 끼어든 건 맞지만 제대로 된 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런쯔웨이는 러시아 선수의 터치를 장위팅이 한 것으로 오인해 그대로 레이스를 펼쳤다. 규정상 계주에서 팀 간의 터치가 없으면 실격인데 중국엔 아무런 페널티가 없었다. 곽윤기는 “터치가 안 된 상황에서 경기를 진행한 것은 보지 못했다”고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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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텃세를 두고 국내 뿐 아니라 주요 참가국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때 중국의 최대 경쟁국인 한국의 ‘맏형’ 곽윤기도 쓴소리한 것인데, 비판과 동시에 심리전으로 해석하는 시선이 많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중국 쇼트트랙은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선태 감독을 총감독으로 영입하고 안현수(빅토르 안)를 기술 코치로 두는 등 ‘타도 한국’을 외쳤다. 안팎으로 ‘홈 어드밴티지’도 불가피하리라는 전망이 따랐다. 한국으로서는 이런 분위기에 휘말리지 않는 게 중요한 데, 곽윤기는 출국 전부터 “바람만 스쳐도 실격당할 수 있다”면서 중국의 텃세를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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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혼성계주부터 판정 논란이 불거졌다. 곽윤기는 혹시 모를 대표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더욱더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 주요 국가가 판정에 석연치 않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경쟁국의 베테랑 선수가 공개적으로 이런 말을 하면 중국도 부담이 따른다. ‘홈 텃세 기조’를 조금이라도 꺾을 수 있다는 계산이 엿보였다. 또 최선참답게 총대를 메고 혼성계주 예선 탈락으로 위축된 후배에게 대찬 기운을 불어넣으며 분위기 메이커 구실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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