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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일찌감치 대성공이 예고됐던 것인지도 모른다. KBO리그에서는 희귀한 평균구속 150㎞대 포심 패스트볼과 포심 패스트볼 만큼 빠른 투심 패스트볼, 날카로운 슬라이더, 결정구로 손색이 없는 스플리터까지 참 장점이 많다. 스태미너도 뛰어나며 팀 동료들과 융화도 잘 된다. 지난해 KT에서 한국무대 적응기를 보내고 올해 두산에서 에이스로 우뚝 선 라울 알칸타라(28) 얘기다.
첫 인상부터 강렬했다. 2019년 2월 미국 애리조나 투산 KT 스프링캠프에서 알칸타라는 쟁쟁한 투수들 사이에서 가장 강한 공을 던졌다. 당시 그는 빅리그 콜로라도 소속으로 KT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던 오승환, 큰 기대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대은, 그리고 함께 원투펀치를 구축한 윌리엄 쿠에바스와 나란히 불펜피칭에 임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불펜피칭을 유심히 관찰한 후 “알칸타라 평균 구속이 150㎞라고 들었다. 설마하면서 봤는데 맞는 것 같다. 정말 강하고 빠른 공을 던진다. 아직 2월인데 이런 공을 던진다는 게 놀랍다”고 혀를 내둘렀다.
예상대로 알칸타라는 강한 공을 앞세워 KBO리그에 연착륙했다. 지난해 27경기에 선발 출장해 172.2이닝을 소화했고 11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여름에 페이스가 떨어지고 다소 기복도 보였지만 KT는 이례적으로 외인 원투펀치가 나란히 활약하는 시즌을 보내며 창단 첫 5할 승률을 달성했다. 그리고 알칸타라는 올해 디펜딩 챔피언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우려보다는 기대가 컸고 그 기대는 고스란히 현실이 됐다. 두산은 이미 수차례 타팀 외국인투수를 재활용해 대성공을 거뒀다. 게리 레스와 다니엘 리오스, 지난해 MVP를 수상한 후 빅리그 보장 계약을 체결한 조쉬 린드블럼까지 세 투수 모두 두산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 리그를 정복했다. 구위와 제구가 두루 향상되며 뛰어난 투수에서 특급 투수로 발돋음했다.
알칸타라도 그렇다. 알칸타라는 지난 15일 잠실 NC전까지 23경기에 출장해 146.1이닝을 소화하며 13승 2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6번 가량 선발 등판이 남았는데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을 달성했다. 다승 뿐이 아니다. 지난해보다 평균자책점이 1.24 낮아졌고 9이닝당 탈삼진수는 5.21에서 7.75로 증가했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역시 1.25에서 1.10으로 내려갔다. 여러모로 지난해보다 진화했다.
비결은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 향상과 구사율 증가다. KT 입단 당시 알칸타라를 대표하는 구종은 150㎞대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KT는 알칸타라가 난공불락 무빙 패스트볼을 앞세워 쉽게 땅볼을 유도하고 신속하게 아웃카운트를 잡는 모습을 기대했다. 그러나 때로는 투심 제구에 애를 먹었다. 올해 알칸타라는 투심 구사율을 지난해 29.5%에서 10.1%까지 낮췄다. 대신 포심 구사율이 32.9%에서 49.1%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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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심 빈도를 높이면서 구위와 제구가 향상되고 스트라이크도 부쩍 늘었다. 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선점하고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사용한다. 이따금씩 투심으로 땅볼도 유도하지만 파워피처 스타일 볼배합으로 삼진도 만들어 낸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알칸타라처럼 쉽게 150㎞를 던지는 것은 타고나지 않으면 안 된다. 올해 우리팀 에이스로 낙점하고 데려왔고 장점을 최대한 살려보기로 했는데 잘 되고 있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알칸타라를 오는 20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시킬 계획이다. 지난 2주 동안 알칸타라를 화요일에 선발 등판시키며 주 2회 등판을 계획했는데 우천취소로 선발진에 여유가 생기며 알칸타라에게도 추가 휴식을 줬다. 이번주는 다르다. 상위권 팀과 연달아 맞붙는 만큼 에이스를 적극적으로 내세워 대약진을 바라본다. 지난해 린드블럼이 승리보증 수표였다면 올해는 알칸타라가 막판 뒤집기 주연으로 떠올랐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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