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현지시간 3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0’에서 ‘집에서 좋은 삶이 시작됩니다’를 주제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제공|LG전자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0’가 지난 5일(현지시간)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회는 코로나 19 여파로 일정과 규모가 대폭 축소돼 열린 데다 참여 기업과 관람객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예년과 같은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전략 신제품을 소개하며 무대를 점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IFA는 주최 측이 행사 기간을 3일로 줄였고 일일 관람객도 1000명으로 제한했다. 게다가 매년 큰 규모의 전시관을 차렸던 삼성전자를 비롯해 소니, 샤프 등 일본 주요 업체들이 불참하면서 주목도가 더욱 떨어졌다. 기업과 기업간 거래(B2B) 업체들을 위한 IFA 글로벌 마켓은 상당수 기업이 입국 제한 등의 이유로 현장 참석이 어려워짐에 따라 행사가 취소됐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온라인 전시를 통해 자사의 신기술과 전략 제품을 대거 소개했다. 양사의 주요 주제는 인공지능(AI) 가전과 스마트홈 시장 등을 중심으로 전시하며 이러한 혁신 기술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해낸다는 점을 공통된 비전으로 그려냈다. 삼성전자는 IFA 전시회에는 참여하지 않고 지난 2일 별도의 온라인 행사로 하반기 유럽 시장 전략 제품들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개최한 버추얼 프레스 콘퍼런스 ‘Life Unstoppable’에서 삼성전자 유럽총괄 마케팅 책임자 벤자민 브라운 상무가 오프닝 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멈추지 않는 삶’을 통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일상을 풍요롭게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높아지는 홈시네마 수요를 겨냥해 9년만의 프로젝터 신제품 ‘더 프리미어’를 처음으로 공개했으며 맞춤형 ‘비스포크’ 냉장고,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그랑데 AI’ 세탁기 등 라이프스타일 가전을 대거 선보였다. 이와 함께 최근 선보인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2’,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탭 A7’, 신규 5G 스마트폰 ‘갤럭시 A42 5G’ 등도 전시했다.

LG전자는 IFA 행사 기간 가상(3D) 전시관을 운영했다. ‘집에서 시작하는 좋은 삶’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자사의 혁신 제품을 대거 소개했다. 언론 간담회에서는 박일평 사장이 가상 홀로그램으로 등장해 LG전자의 제품과 비전을 소개했다. 박 사장은 지난 7월 의료진에게 제공했던 마스크 앞면에 교체 가능한 헤파필터가 2개 장착된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를 정식으로 공개했다. 박 사장은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는 이미 수천개 정도 제품을 생산한 상태로 연내 일반인 구매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판교 신도시에 조성한 LG 씽큐홈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LG 씽큐 홈은 경기 판교신도시에 꾸린 실제 공간으로 LG전자가 IFA에서 내세운 주제인 ‘좋은 삶은 집에서 시작된다’를 구현했다. 이와 함께 특허받은 기술인 ‘트루스팀’을 적용한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트롬 건조기 등과 올레드(OLED) TV 등 프리미엄 생활가전과 인공지능 로봇 등을 소개했다.

올해 처음 IFA에 참가한 현대자동차는 온라인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친환경 모빌리티(운송수단) 비전과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등을 전시했다.

화웨이는 IFA에서 1개의 스마트폰을 매개로 8개의 전자기기와 N개의 파트너를 연결한다는 뜻의 ‘1+8+N’ 전략을 내세웠다. 출처|화웨이 키노트 유튜브 생중계 화면 캡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국업체들이 대거 활약했다. 이번 IFA에서는 온라인 참가업체 1000여곳 중 90%가 중국업체였다. 화웨이, TCL, 하이얼, 아너 등 업체들은 행사 현장에서 직접 전시 부스를 열었다. 화웨이는 1개의 스마트폰을 매개로 8개의 전자기기와 N개의 파트너를 연결한다는 뜻의 ‘1+8+N’ 전략을 내세우며 향후 화웨이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자체 플랫폼인 ‘앱 갤러리’ 액티브 유저(실제 사용자)는 4억2000만명을 넘어서며 성장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는 유럽 전역에 5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화웨이 서브 브랜드 아너는 신형 스마트 워치 ‘GS 프로’와 ‘아너 워치 ES’ 2종, 신형 노트북 매직북 프로와 매직북 14·15 등을 하반기 유럽에 내놓을 계획이다.

리얼미는 보급형 5G 스마트폰인 ‘리얼미 V5’와 ‘리얼미 X7’를 소개하며 내년 유럽 시장에서 자사 스마트폰 1500만대를 판매 달성 목표를 내비쳤다. 중국 TV 업체 TCL은 AI 기능을 강조한 QLED TV ‘프로 X10’, 집안 곳곳을 가전제품과 연결하는 IoT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매각한 LCD 생산라인을 인수한 TCL은 종이와 같은 디스플레이용 ‘NXT 페이퍼’, 롤러블폰 시제품 등을 공개했다.

중국 가전 업체 하이얼은 2023년 스마트홈 분야 톱3을 목표로 내걸고 ‘하이얼 스마트홈’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내년부터 유럽 지역에 스마트폰 공장 2개를 새로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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