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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믿음의 야구’는 없었다. 베테랑들의 부진은 끝내 대표팀 발목을 잡았다.
지난 17일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은 일본 도쿄돔에서 숙적 일본과 결승전 맞대결을 펼쳤다. 대표팀은 2015년 초대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목표로 경기에 임했지만, 3-5로 역전패해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다.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았다. 1회초 터진 김하성의 투런 홈런과 김현수의 솔로포 외에는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마운드도 쉽게 중심을 잡지 못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양현종은 3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4실점 4자책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뒤이어 이영하, 조상우, 하재훈이 마운드를 이어 받았으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가장 뼈아팠던 것은 베테랑들의 부진이다. 이번 대표팀은 대회 초반부터 완벽한 신·구 조화와 밝은 분위기로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경기력과 분위기는 다른 문제였다. 평가전부터 슈퍼라운드, 그리고 결승전까지 걸어오는 동안 베테랑들은 가장 필요한 때 가장 무기력하게 물러나야 했다. 오히려 이정후, 강백호, 김하성 등 젊은 선수들이 제 몫 이상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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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을 정상에 올려 놓았던 주역들이기에 안타까움은 배가 됐다. 김 감독이 ‘믿음의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다. 이번 대표팀에 승선한 박병호, 황재균, 양의지 등은 각종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다. 이들이 대한민국에 선물한 금메달만 해도 여러 개다.
국가대표 4번 타자 박병호는 지난 2014년 아시안게임과 2015년 프리미어12, 그리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총 8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린 대표 타자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만 9안타 7득점(4홈런)으로 무서운 위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홈런 없이 타율 0.179(28타수 5안타)로 크게 부진했다. ‘안방마님’ 양의지도 실망스러웠다. 2015년부터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았고,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번에는 타율 0.087(23타수 2안타 1타점)에 그쳤다. 올시즌 리그 타율 1위(0.354)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부진이었다.
반등을 기대했던 최정도 마찬가지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국가대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최정이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4할 타율로 금메달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타율 0.250(8타수 2안타)에 그쳤고, 장타도 0개였다. 삼진은 무려 다섯개나 된다. ‘한 방’을 기대했던 국가대표 베테랑들은 모두 힘없이 무너져야 했고, 이는 곧 패배로 직결됐다.
세대 교체는 반드시 지나가야 할 관문이다. 그러나 불명예스럽게 바톤을 넘길 필요는 없다. 한국야구 ‘미래’에 대한 희망은 봤지만, 베테랑들의 부진은 그 어느 때보다 실망감을 안겼다.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 조차 아쉽게 됐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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