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 하나 들고 증발한 임희춘(林喜春)
가족도 모르게 방송도 펑크 내고
여름은 코미디언 수난시대? 구봉서(具鳳書)가 신병으로 방송의 펑크를 내는가 하면 이번엔 임희춘(林喜春)이 증발(?) 소동. 보따리 하나를 싸들고 나갔다는 그가 4일간(21일 현재) 무소식. 방송을 펑크 내면서까지 그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임희춘(林喜春)이 증발(?)한 사실은 18일 MBC-TV『웃으면 복이 와요』녹화 때 알려졌다. 구봉서(具鳳書)·서영춘(徐永春)·이기동(李起東) 등과 함께 이 프로에 주연하고 있는 그는 어찌된 노릇인지 녹화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를 않았다.
초조해진 담당 PD가 집에 전화를 해 보니『방송국에 나간다며 집을 나섰는데 어디를 갔는지 모르겠다』는 부인의 대답. 그러면서 그 날 아침에 임희춘(林喜春)과 말다툼을 벌였다고 귀띔.
그를 찾다 못한 담당자는 할 수 없이 그를 빼놓은 채 녹화를 했다. 임희춘(林喜春)이『웃으면 복이 와요』에 출연해 온 이래 펑크를 낸 것은 처음이다.
『웃으면-』에 이어서 또 다른 프로도 말썽이었다.
그는『웃으면-』외에『우리 집이 최고야』에도 아버지 역으로 빼놓을 수 없는 큰 역할.
이 프로의 녹화를 앞두고 20일 출연진들은 연습을 해야 했다. 그런데 여전히 임희춘(林喜春)이 나타나지 않아 담당 PD 유길촌(柳吉村)씨는 당황.
18일에 집을 나간 사람이 나흘째 행방이 묘연해지자 동료 코미디언들은 물론 그가 출연하는 프로의 담당 PD·AD까지 동원되어 그가 있을 만한 곳은 전부 뒤져 보았으나 허탕이었다.
훌쩍한 키에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 그대로 순동이 코미디언인 그는 외박이라고는 모르는 착실파로 소문나 있다.
평소에 외박을 할만한 바람기가 있는 사람이면 모르나 원채 착실한 사람이 행방을 감추었다는 점에 동료들은 더욱 걱정을 하며 그를 찾기에 열을 올렸다는 것.
그의 관계프로 담당 PD들의 말에 따르면 그가 가출소동을 벌인 것은 부인과의 입씨름이 불씨인 것 같다고.
이에 대해 그의 부인은 PD들의 얘기와는 달리 싸운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은 말하기 곤란한 문제가 있어서 싸웠다고 핑계를 댄 것이지 정말 싸우지는 않았어요』
-곤란한 얘기란 것이 혹시 여자 관계인지?
『그건 아녜요』
무엇인지 모르나 애써 숨기려다 털어 놓는 말인즉『10원을 써도 벌벌 떨던 사람이 최근에 친구들과 어울려 카지노에 빠진 것 같다』는 얘기.
『나중에 알았지만 집에 두었던 예금통장이 없어졌잖아요. 카지노로 예금통장을 축낸 것을 내가 알면 필경 싸움이 날 것 같아 아마 축난 돈을 메우기 위해 들어오지 않은 것 같아요』
<걸(杰)>
<서울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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