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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레흐트=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잘하는 한 선수가 나타나는 것보다 많은 이들이 스케이팅을 하는 게 우리 목표다”.
네덜란드는 전세계에서 스케이팅을 가장 잘 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년 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이를 증명했는데 스피드스케이팅에 걸린 12개 금메달 중 3분의2인 8개,총 36개 메달 중 64%인 23개를 목에 걸며 빙상장을 온통 오렌지색으로 물들였다. 그 이유를 위트레흐트에 위치한 8일(한국시간) 왕립 네덜란드빙상연맹 방문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400m 정규트랙과 실내빙상장을 하나씩 끼고 있는 네덜란드빙상연맹은 ‘넓은 저변’과 ‘치열한 경쟁’을 양대 패러다임 삼아 2018 평창 올림픽 성공을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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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와 엘프스테이덴토흐트
네덜란드 사람들의 스케이팅 사랑은 ‘스케이팅 마라톤’으로 불리는 엘프스테이덴토흐트(Elfstedentocht)에서도 잘 드러난다. 국토의 3분의1이 해수면보다 낮아 수로가 발달된 네덜란드는 수로들이 추위를 맞아 꽁꽁 얼 경우,엄청난 규모의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하게 된다. 훕 스눕 네덜란드빙상연맹 홍보국장은 “스케이트화를 신고 11개 도시,무려 200㎞를 달리는 엘프스테이덴토흐트는 얼음이 15㎝ 이상 얼어야 하기 때문에 매년 열릴 순 없다. 가장 최근에 열린 게 1997년이었다”며 “당시 200명의 선수들을 포함해 총 1200만명이 ‘스케이팅 마라톤’에 짧은 거리라도 참여했고 우승자는 국민적인 영웅이 된다. 1986년 대회엔 현 국왕인 빌렘-알렉산더 왕자가 몰래 출전했다가 레이스 도중 들켜 화제가 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달리기와 수영 사이클 그리고 스케이팅은 네덜란드인들이라면 누구나 태어나서 배워가는 것들이다. 스눕 국장은 “현재 연맹에 등록된 선수는 700여개 클럽에서 총 15만여명에 이르며 프로로 뛰는 선수들은 5~6개 클럽에서 60여명 정도다. 이들이 연습할 수 있는 400m 정규트랙은 실내돔 두 곳을 포함해 17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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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선수들이 쑥쑥 큰다…클럽과 넓은 저변이 힘이다
연맹 바로 옆에 있는 정규트랙 ‘더 베흐츠바는’에선 마침 각 클럽 선수들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5~6살부터 10대 중·후반에 이르기까지 어린 스케이터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트랙 외벽엔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장거리 선수 스벤 크라머 등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영웅들 이름이 크게 새겨져 어린 선수들에 동기부여를 불어넣고 있다. ‘하드라이더 클럽’에 속한 14살 펠리시아(여)는 “6살부터 스케이팅을 시작했다. 얼음 위를 달리는 느낌이 매력있어 시작하게 됐다”며 “네덜란드는 스케이팅을 하기 좋은 환경인 것 같다. 클럽에 속해 있지만 아직은 어려 전문 선수가 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두꺼운 선수층은 네덜란드 빙상이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자연스럽게 강해지는 계기가 됐다. 스눕 국장은 “시 대회와 주 대회를 거쳐 올라온 선수들이 최종 선발전에 참여하는 3단계로 대표 선발전이 이뤄진다”며 “한 선수가 대표로 올림픽에 나가면 대표팀 코치가 별도로 관리하는 게 아니라 그를 클럽에서 지도하던 코치가 그대로 올림픽에 함께 간다. 최근 네덜란드 빙상 전성기 원동력은 많은 선수들과 그들의 치열한 경쟁에 있다”고 전했다. 빙상을 향한 국가적 지원도 굉장하다. 통신회사인 KPN이 연간 120억원 가량을 지원하며 연맹을 왕실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소홀히 다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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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에선 쇼트트랙도 잡겠다”
네덜란드는 2년 뒤 평창 올림픽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취약 종목인 쇼트트랙을 보강해 또 다른 메달밭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년 전 박근혜 대통령 및 빌렘-알렉산더 왕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적인 쇼트트랙 강국 한국과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남자 계주팀은 소치 올림픽에서 네덜란드 사상 최초로 쇼트트랙 메달(3위)를 목에 걸었는데 당시 에이스인 신키 크네흐트가 현재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자에선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하는 요리엔 테르-모르스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스눕 국장은 “네덜란드 선수들이 쇼트트랙에 대해선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데 선수층을 넓혀 앞으로 잘 하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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