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한 고효준

은퇴 직전 고효준과 인터뷰

“보여줄 거 다 보여준 것 같다”

미련 없이 ‘웃으며 안녕’

[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보여줄 거 다 보여준 것 같다.”

은퇴 의사를 이미 품고 있었다. 그러나 굳게 감춘 채 인터뷰를 이어갔다. 다만 돌이켜봤을 때 그의 말과 표정에선 후련함이 느껴졌다. 주어진 기회에서 본인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고 했다. 그렇기에 미련 없이 ‘웃으며 안녕’을 고했다. 고효준(43) 얘기다.

28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26 퓨처스리그 정규시즌 롯데와 울산의 경기. 고효준 은퇴식이 열렸다. 2002년 롯데 소속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다사다난한 25년의 프로 생활을 보냈다. 울산 웨일즈 유니폼을 입고, 울산 팬들의 인사와 함께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27일 경기에 앞서 고효준은 취재진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 내내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 질의에 성실히 임했다. 마지막이 뭔가 걸렸다. 올해 KBO리그 한 팀과 계약 직전까지 갔다고 했다. 이후 뭔가 한 마디를 덧붙이려고 했다. 울산 구단 관계자에게 “이 말 해도 되나”라고 묻기까지 했다. 결국 말을 아꼈다. 은퇴 의사를 품고 있음에 대한 얘기였다는 걸 지금은 알 수 있다.

당시 고효준은 “지금 몸 상태 충분히 좋다. 계속 유지하면서 관리 잘하고 있다”며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 정도 나온다. 평균적으로 146~147㎞ 정도 나오는 것 같다. 그런데 문수구장은 트랙맨으로 측정하는 게 아니라, 일반 스피드건 활용한다. 시속 2~3㎞ 정도 플러스로 보시면 좋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사실 (1군을 향한) 어필은 충분히 다 했다고 본다. 좋은 상황이라든지,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은 된다고 본다. 뭔가를 더 보여준다고 얘기도 못 할 것 같다. 내가 보여줄 건 다 보여준 것 같다. 기회를 주는 건 구단이라고 생각한다”며 방싯했다.

그의 말처럼 보여줄 거 다 보여준 덕분에 미련은 없어 보인다. 28일 은퇴 경기에 앞서 고효준은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구단에는 내 의사를 전달해 놓은 상태였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선수로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충분히 다 보여드렸다. 후회 없이 내려놓을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이어 “SK 시절 첫 우승을 했던 순간과 KIA에서 우승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무엇보다 야구장에서 동료들과 웃고 떠들며 보냈던 평범한 하루하루가 가장 소중한 추억이다. 돌아보니 나는 정말 야구를 사랑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즐기면서 선수 생활을 마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고효준은 “25년 동안 야구만 바라보며 달려왔다. 특히 마지막을 함께한 울산 웨일즈 관계자분들과 울산 팬들에게 특히 감사드린다. 좋은 순간도,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팬 여러분 덕분에 끝까지 행복한 선수였다. 늘 응원해주시고 함께해주신 모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야구인 고효준으로서 한국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겠다. 감사드린다”는 말을 남겼다. sywalk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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