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해결사’ 삼성 최형우

방망이가 전부 아니다

“나도 뛸 때는 뛴다”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력’ 일품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잘 친다. 26억원 투자 대성공이다. '미친' 해결 능력이다. 덕분에 삼성도 우승을 위해 다시 달릴 수 있다. 주인공은 '살아있는 전설' 최형우(43)다. 그리고 또 다른 가치가 있다. '판단력'이다.

최형우는 올시즌 72경기 출전해 타율 0.321, 8홈런 53타점, 출루율 0.427, 장타율 0.472, OPS 0.899 기록 중이다. 6월 들어 장타가 빠지기는 했다. 홈런이 없다.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해줄 때 해준다. 27일 KT전이다. 2-3으로 뒤진 8회말 역전 2타점 적시타 때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만 그런 것도 아니다. 시즌 타점 순위 8위다. 득점권 타율 0.350이 말해준다.

다른 것도 있다. 2002년 프로에 왔다. 25년차다. 여기서 오는 경험이 차고 넘친다. 그만큼 많이 안다. 아는 게 많기에,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파악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판단력이다.

지난 26일 홈 KT전이다. 0-1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섰다. 중전 안타 치고 나갔다. 다음 김성윤이 좌중간 안타를 때렸다. 살짝 빗맞은 타구였고, 좌익수가 글러브까지 댔으나 맞고 옆으로 흘렀다.

이때 최형우는 타구를 한 번 본 후 '3루까지 갈 수 있다'는 판단을 끝냈다. 전력으로 질주해 3루에 들어갔다. 다음 김현준 적시타 때 유유히 홈을 밟았다. 1-1 동점 득점이다. 이후 삼성은 다득점에 성공하며 8-1까지 달아났다.

27일 KT전도 마찬가지다. 1-2로 뒤진 4회말이다. 1사 1루에서 아쉽게 땅볼을 쳤다. 선행주자만 아웃됐다. 다음 르윈 디아즈가 우중간 안타를 쳤다. 이번에도 3루까지 들어갔다. 후속타 불발이 아쉽다.

기본적으로 최형우는 발이 빠른 선수가 아니다. 통산 도루가 31개다. 방망이로 해결하는 선수다. 그렇다고 주루를 허투루 하지도 않는다. 필요한 순간이 되면 바로 달린다. 도루가 전부가 아니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경험이 바탕에 깔렸다. 과거 최형우는 "다리 부상을 달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안 해도 되는 플레이를 할 때가 있다. 슬라이딩할 때가 있고, 아닌 때가 있다. 몸에는 조금씩 데미지가 쌓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라운드 안에서 다치지 않는 방법도 엄청 많다. 내가 발이 느리지만, 뛸 때는 뛴다.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것만 잘해도 부상을 반은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력질주는 언제나 중요하다. 땅볼을 친 후 '산책 주루' 하다 아웃되면 안 될 일이다. 악착같이 뛰어야 상대도 실수할 수 있다. 대신 '조절'은 또 중요하다. 경기 중 무수히 많은 주루 플레이가 나온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영리함이다. 경험이 쌓여야 이것도 된다. 최형우의 주루가 조명받는 이유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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