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9회초 포수 자리에 대타 투입 최형우

벤치에 남은 포수 없던 상황

박지만 감독 “동점 됐으면 포수는 최형우”

12년 만에 진풍경 나올 뻔

[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동점 됐으면 포수는 최형우였다.”

KBO리그 팬들이 잊을 수 없을 만한 장면을 보는 데 실패했다. 바로 ‘포수 최형우(43)’다. 전날 삼성이 LG를 맞아 9회초 동점을 만들고 9회말에 들어갔으면, 포수석에는 최형우가 앉을 예정이었다.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LG의 경기. 삼성의 선발 포수는 강민호였다. 0-4로 뒤진 5회말 수비를 앞두고 포수를 교체했다. 강민호 대신 김도환이 마스크를 썼다.

7회 선두타자로 김도환이 타석에 섰다. 중전 안타를 때리며 출루했다. 이때 김도환을 대주자 양우현으로 바꿨다. 점수를 내는 데는 실패했고, 7회말을 맞았다. 대주자 양우현을 벤치에서 대기 중이던 또 한 명의 포수 장승현과 바꿨다.

이때부터 삼성은 벤치에 남은 포수가 없었다. 그랬던 9회초 공격. 3-4로 뒤진 상황에서 승부수가 필요했다. 삼성은 선두타자로 나설 예정이던 장승현을 최형우로 교체했다. 만약 동점 내지는 역전에 성공해 9회말에 돌입했으면, 포수 마스크는 최형우가 쓸 계획이었다.

24일 경기 전 만난 박진만 감독은 “동점 됐으면 포수는 최형우”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포수가 없지 않나. 전직 포수 출신인 최형우밖에 없었다. 그러려고 그 타석에 넣었다”며 유쾌하게 말했다.

이런 비슷한 상황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때도 유사시에는 최형우에게 포수를 보게 할 생각이었다. 박 감독은 “이전에도 한 번 그런 상황이 있었다. 어제는 승부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고 지면 끝이니까 쓸 수 있는 인원 다 쓰려고 했다”며 돌아봤다.

과거 포수를 하긴 했지만, 프로에 완벽히 자리를 잡은 후에는 포수를 거의 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포수를 소화했던 건 12년 전 일이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넥센(현 키움)을 상대할 때 1이닝 포수 포지션에 들어간 게 전부다. 그래도 사령탑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박 감독은 “나도 예전에 내야 한참 보다가 외야 한 번 나가면 어설프긴 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 기본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라며 “포수 (최)형우가 나갔으면 다치지 않고 사인 잘 맞추고 잡기만 해주면 충분했다”며 방싯했다. skywalk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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