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축구의 현재와 미래가 다시 한번 합천에 모인다.

[스포츠서울 | 임재청 기자] 한국 여자축구의 오랜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제34회 여왕기 전국 여자축구대회가 오는 15일부터 26일까지 12일간 경남 합천군 일원에서 펼쳐진다. 이번 대회는 대한축구협회와 스포츠서울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여자축구연맹·합천군체육회·합천군축구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전국 규모 대회로, 초등부 14팀·중등부 17팀·고등부 13팀 등 총 44개 팀이 출전해 한국 여자축구의 내일을 책임질 유망주들의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여왕기는 1993년 첫발을 내디딘 뒤 30여 년 동안 한국 여자축구의 저변 확대와 유망주 발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대표 대회다. 실제로 국가대표와 WK리그, 최근 아시아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들 상당수가 유소녀 시절 이 무대를 거쳤다. 그래서 여왕기는 단순한 연령별 대회를 넘어, 한국 여자축구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장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대회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개최지 합천의 준비와 진정성에 있다. 합천은 전국 단위 스포츠대회와 전지훈련 유치를 꾸준히 확대하며 스포츠 인프라와 운영 역량을 다져온 곳이다. 한국여자축구연맹 역시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기장 탈의실 설치, 화장실 시설 개선 등 인프라 보강을 이어왔고, 무더위를 고려해 경기 시간을 늦은 오후와 저녁으로 편성하는 등 선수 안전을 최우선에 둔 운영 방침을 세웠다. 준비된 도시와 준비된 대회가 만난 셈이다.

특히 합천은 이번 여왕기를 통해 스포츠도시로서의 경쟁력은 물론 체류형 스포츠마케팅의 실질적 성과까지 함께 노리고 있다. 선수단과 학부모, 관계자들의 방문은 숙박·외식업 등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규모 대회 유치가 곧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다시 한번 증명할 기회다. 스포츠가 지역을 살리고, 지역은 다시 스포츠를 키우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 합천에서 펼쳐지고 있다.
대회의 상징성과 현장성도 한층 강화됐다. 모든 경기는 한국여자축구연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돼 현장을 찾지 못하는 학부모와 팬들도 선수들의 도전과 성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여왕기가 지역 현장에 머무는 대회를 넘어 전국의 축구팬과 함께 호흡하는 플랫폼형 대회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반갑다.
대회를 준비한 축구계와 지역사회의 기대도 크다. 양명석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은 “여왕기 전국 여자축구대회는 한국 여자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소중한 무대”라고 강조했고, 김윤철 합천군수 역시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운영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대회가 단순한 승부의 장을 넘어, 선수들의 성장·여자축구의 발전·지역의 상생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함께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등부와 중등부, 고등부로 나뉘어 펼쳐지는 이번 여왕기에는 총 44개 팀, 약 1,500여 명의 선수 및 지도자가 참가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어린 선수들의 패기, 중등부의 조직력, 고등부의 완성도 높은 경쟁까지 한 대회 안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여왕기만의 강점이다.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주역들이 어떤 이름으로, 어떤 플레이로 팬들의 기억에 남게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결국 제34회 여왕기는 단순한 전국대회가 아니다. 한국 여자축구 30여 년 역사 위에 다음 세대의 꿈을 쌓아 올리는 무대이자, 스포츠와 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현장이다. 월드컵 열기로 전 세계가 축구에 주목하는 지금, 합천에서 시작되는 이 뜨거운 12일은 한국 여자축구의 가능성을 다시 크게 증명할 시간이다. 여왕기의 주인공은 우승팀만이 아니다. 땀 흘리는 모든 선수, 이를 뒷받침한 모든 현장, 그리고 그 무대를 품은 합천 모두가 이번 대회의 진짜 승자다.
pensier3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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