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최근 언제 경기에 꾸준히 출전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육성·방출선수’ 신화로 불리던 베테랑의 시간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선수 시절 전성기를 보냈던 팀으로 돌아온 키움 서건창(37)은 “날마다 라인업에 내 이름이 올라가는 것 자체가 즐겁다”며 꾸준한 출전이 실전 감각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키움이 9일 고척 NC전에서 7-6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8연패 이후 모처럼 만의 연승이다. 이날 1번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서건창은 3안타 3득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리드오프로서 공격의 물꼬를 트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근 서건창의 야구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KIA에서 방출된 뒤 키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지만, 시범경기 도중 수비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쳐 시즌 출발이 다소 늦었다. 그러나 복귀 후 27경기에서 타율 0.296, 32안타 21득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0.375에 달한다. 6월 들어서는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4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직전 잠실 두산전에서도 3안타 경기를 펼친 서건창은 2경기 연속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섰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타격 기복에 특별히 신경 쓰기보다는 매 타석에서 집중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내 기록보다도 팀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 하는 게 우선”이라고 전했다.

연승 흐름 속엔 늘 서건창이 존재했다. 서건창은 “연패는 길게 가면 안 된다”며 “처음부터 강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잘하던 시절에도 부침은 분명히 있었다. 좋은 선배들과 코치님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배웠던 것들을 잘 이어가고자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팀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2024년 KIA 이적 첫 해 통합우승 멤버가 됐지만 출전 기회는 점차 줄어들었다. 지난해 1군 10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고, 2군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길었다.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를 고려하면 세월이 야속할 법도 하다. 서건창은 “친정으로 돌아와 기쁘다”면서도 “아무리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다. 실전 감각도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이어 “기회를 주시는 만큼 몸 관리에도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만큼 욕심도 난다”며 “한때 함께했던 구성원들과 다시 호흡을 맞추다 보니 시너지 효과도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꾸준한 출전은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서건창은 “예전엔 매 순간 전력을 다했다면 지금은 선택에 집중하는 것 같다”며 “스타팅에 이름이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강조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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