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 안효섭이 SBS ‘오늘도 매진했습니다’를 떠나보내는 진심 어린 소회를 전했다.

지난 28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오늘도 매진했습니다’에서 안효섭은 극 중 반전 매력을 지닌 주인공 ‘매튜 리’(본명 이해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으로 매회 안방극장에 따뜻한 힐링과 심쿵 설렘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번 작품에서 안효섭은 완벽주의 농부이자 과거의 아픔을 품은 천재 연구원 매튜 리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과거 ‘굿모닝크림 부작용 사건’으로 깊은 트라우마와 자책감에 갇혀있던 인물이, 다시 연구원 ‘이해석’으로서 세상에 당당히 서기 위해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음모 세력에 맞서 진실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밀도 높은 감정 연기로 풀어냈다는 평이다.

특히 안효섭 특유의 멜로 감성은 담예진(채원빈 분)과의 로맨스 서사에서 빛을 발했다. 불면증과 몽유병으로 밤잠 못 이루는 담예진을 위해 새벽에 짐을 싸 들고 찾아가는 과감한 직진 면모부터, 말없이 안아 달래주는 다정한 배려도 선사했다.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보듬는 두 사람의 유기적인 구원 서사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시청자들에게 깊은 치유와 위로를 안겼다.

드라마가 뜨거운 사랑 속에 종영한 가운데 스포츠서울은 안효섭이 이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가진 비하인드 스토리와 감사 인사를 일문일답을 펼쳐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Q1. ‘쓰리잡 농부’이자 상처를 품은 연구원 ‘매튜 리’로 살아온 지난 시간들이 어떤 기억으로 남았나.

“매튜는 제게 오래 남을 것 같아요. 처음엔 유능하고 단단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작품을 할수록 그 안의 외로움이 더 크게 보이더군요. 누구보다 많은 책임을 짊어졌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은 돌보지 못하던 사람이었죠. 결국은 ‘사람을 다시 믿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라 느꼈습니다. 촬영하며 사람의 온기가 얼마나 큰 힘인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Q2.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인물의 어떤 결핍이나 매력에 마음이 움직였나.

“매튜의 빈 부분이 먼저 보였어요. 누군가에게 기대는 법도, 상처를 드러내는 것도 서툰 모습이 참 인간적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런 그가 예진을 만나 조금씩 무너지고 변화하는 과정이 따뜻했어요. 사람은 완벽해서 사랑받는 게 아니라, 부족한 부분까지 이해받을 때 비로소 숨을 쉬게 된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Q3. 프로페셔널함과 인간적인 고뇌 사이의 균형을 위해 신경 쓴 디테일이 있다면.

“꾸민 멋보다는 삶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일할 때는 단호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피로감이나 공허함이 보이길 바랐죠. 사람은 가장 강해 보일 때 가장 외로운 순간이 많잖아요. 그 감정이 매튜 안에 조용히 흐르길 원했습니다.”

Q4. 세 가지 직업을 관통하는 매튜 리만의 아이덴티티는 무엇이라 생각했나.

“매튜를 결국 ‘살리는 사람’이라고 해석했어요. 작물을 키우고, 연구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사람들의 삶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마음은 같았거든요. 꼭 작물이나 회사가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지켜내려는 진심과 책임감이 매튜의 본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5. 냉정함과 인간미를 오가는 ‘단짠 매력’이 돋보였다. 이 온도 차를 어떻게 조율했나.

“계산적으로 보이면 오히려 매력이 사라질 것 같았어요. 능청스러운 순간들도 ‘웃겨야지’ 하기보다는 매튜가 진짜 편해졌을 때 무심코 나오는 모습처럼 표현하려 했죠. 예진 앞에서는 본인도 모르게 어린아이 같은 면이 튀어나오길 바랐는데, 늘 모든 걸 책임지던 사람이 힘을 빼는 그 변화가 참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Q6. 채원빈 배우와의 특별한 텐션을 만들기 위해 어떤 호흡을 나눴나.

“억지로 설레게 만들지 말자고 했어요. 대사 사이의 호흡이나 시선 처리 같은 디테일들을 많이 고민했죠. 특히 말보다 침묵이 더 설레는 순간들을 만들고 싶었어요. 거창한 이벤트보다 아주 사소한 순간들에서 시작되는 떨림이 잘 전달되길 바랐습니다.”

Q7. 본인만의 ‘최애 명장면’ 혹은 ‘명대사’는 무엇인가.

“큰 이벤트 장면보다 조용한 순간들이 기억에 남아요. 예진이 잠들지 못할 때 아무 말 없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장면들이요. 누군가를 진심으로 아낀다는 건 거창한 말보다 ‘오늘도 무사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일 텐데, 그 감정이 매튜 안에 가장 잘 담겨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8.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덕풍마을 장면들은 실제로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느껴질 정도로 호흡이 자연스러웠죠. 화면 속 따뜻한 공기는 촬영장 밖에서도 서로 챙겨주던 우리의 실제 모습이 담긴 것 같습니다.”

Q9. 배우로서 스펙트럼 확장이라는 압박감이나 고민은 없었나.

“고민은 늘 있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어떻게 다르게 보일까’보다 ‘얼마나 진짜처럼 느껴질까’가 더 중요해졌어요. 저도 점점 완벽하지 않은 인물들에게 더 끌리는 것 같아요. 흔들리고 부족하지만 끝내 다시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결국 가장 인간적이니까요.”

Q10. 현재 안효섭을 움직이는 원동력과 탐나는 캐릭터가 있다면.

“아직도 제가 어떤 배우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해요. 그 호기심이 원동력입니다. 앞으로는 인간의 내면이 더 깊게 드러나는 작품이나, 선과 악이 단순하지 않은 복합적인 캐릭터들도 꼭 해보고 싶습니다.”

Q11. 매튜 리는 안효섭의 연기 인생에 어떤 궤적을 남겼나.

“힘을 빼는 법을 알려준 인물 같아요. 예전에는 뭔가를 더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면, 이번 작품에선 덜어내는 용기를 배웠습니다. 침묵이나 작은 눈빛 하나도 감정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낀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Q12.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지막 인사는.

“살다 보면 누구나 자기만의 불면의 밤이 있잖아요. <오늘도 매진했습니다>가 그런 밤들에 잠시라도 따뜻한 불빛처럼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고 스스로를 안아줄 수 있는 시간이 되셨길 바라요. 저 역시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힘든 밤에 문득 이 드라마가 떠오른다면, 배우로서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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