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솔트레이크시티=김용일 기자] ‘귀화 타이틀’이 월드컵 본선 출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혼혈 태극전사’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드바흐)가 본선 직전 자기 가치를 증명할 것인가.
지난해 해외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로는 처음으로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단 카스트로프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홍명보호’에 탑승, 꿈의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다만 카스트로프는 대표팀에서 이제까지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독일 분데스리거 타이틀을 달고 지난해 9월 미국 원정 2연전(미국·멕시코전)에 맞춰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이후 A매치 5경기를 뛰었는데 눈에 띄지 않았다.

독일에서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 측면 수비수 등 다양한 보직을 수행한 카스트로프는 애초 대표팀 내 취약 포지션으로 불린 3선의 적임자로 여겨졌다. 홍 감독이 선호하는 장신 수비형 미드필더는 아니지만 싸움닭 기질을 바탕으로 활동량이 많은 만큼 ‘패서’ 구실을 하는 중원 자원의 파트너로 고려할 만했다. 다만 실전에서 전방으로 나가는 볼 줄기가 약하고, 중원에서 경기를 제어하는 데 미숙했다.
반전 디딤돌이 된 건 지난시즌 소속팀에서 왼쪽 윙백으로 자리매김하면서다. 홍 감독이 월드컵을 앞두고 스리백을 가동하며 윙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카스트로프가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인 만큼 윙백 요원으로 제구실하리라는 기대 목소리가 나왔다. 홍 감독은 지난 3월 유럽 원정 2연전(코트디부아르·오스트리아전)에서 ‘윙백 카스트로프’를 실험하고자 했다. 그러나 뜻밖에 소집 전 부상을 입었다. 유럽 원정에 동행했지만 정상 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채 중도 하차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최종 명단 수립 과정에서 카스트로프를 두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 발탁한 건 분데스리가에서 검증된 경기력 뿐 아니라 본선 무대에서 공격 지향적으로 나설 땐 그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로서는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수비력을 더 갖춘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이 주전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설 게 유력하다. 카스트로프는 경기 상황에 따라 다채롭게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3년생에 불과하다. 단기간 소집해 시너지를 내야 하는 대표팀에서 경험이 더 필요한 게 사실이다. 월드컵 소집은 기존 A매치 소집보다 비교적 넉넉한 기간을 두고 훈련할 수 있는 만큼 스스로 더 팀에 녹아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진심은 닿고 있다. 그는 대표팀의 사전 캠프지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가장 먼저 도착해 동료를 맞았다. 홍명보호는 선발대가 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는데 카스트로프는 현지에서 먼저 이동해 기다렸다. 현재 동료와 어우러지며 월드컵 무대를 고대하고 있다. 본선 직전 최종 모의고사인 오는 31일 트리니다드토바고, 내달 4일 엘살바도르와 현지 평가전에서 홍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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