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은퇴할까요?” vs “구단 팬미팅해야죠”

한국프로농구 역사상 최초의 5·6위 팀 간 챔피언결정전. 고양 소노와 부산 KCC가 파격적인 우승 공약으로 맞붙었다. 최준용(32)은 “박수칠 때 떠나겠다”고 선언했고, 이정현(27)은 원정버스 대절에 이어 “구단 팬미팅을 열겠다”고 응수했다.

나란히 업셋을 이룬 소노와 KCC가 챔프전에서 격돌한다. 정규리그 5위 소노는 ‘최초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개막 초반 하위권으로 평가받았지만, 4라운드부터 연승 가도를 달리며 창단 첫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이뤄냈다. 4강과 챔프전 진출 역시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6강에서는 서울 SK, 4강에서는 창원 LG를 각각 3전 전승으로 제압, 결승 무대에 올랐다.

다만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다. 6전 전승을 이끈 소노 손창환 감독은 “초보라서 여유가 없어서 그랬던 건지 모르겠지만 매 경기, 매 순간이 위기였다”며 “특정한 어떤 순간보다 그다음 경기가 항상 고비라 생각한다. 그 벽을 넘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전 전승은 바람일 뿐”이라며 “7차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년 전 5위 팀 최초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KCC는 다시 한번 ‘0% 신화’에 도전한다. 정규리그 내내 부상에 시달렸지만, PO에서는 주축 선수들의 맹활약을 앞세워 챔프전 진출에 성공했다. 6강에서 원주 DB에 3연승을 거뒀고, 4강에서는 안양 정관장을 3승1패로 꺾는 저력을 보여줬다.

KCC 이상민 감독은 승부처로 4차전을 지목했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했지만, 4차전이 가장 큰 고비였다”며 “(허)훈이가 경기 당일 오전 복통으로 응급실에 다녀왔다. 5차전까지 갈 경우 체력 부담이 클 것 같아 걱정했는데, 정신적으로 버텨냈다”고 회상했다. 이어 “4전 전승으로 우승하고 싶다”면서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재작년처럼 4승1패를 그리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챔프전 사상 초유의 ‘언더독의 대결’인 만큼 우승 공약도 남달랐다. 최준용은 “커치파는 너무 식상하다”고 농담을 건넨 뒤 “팬들을 위해 은퇴하겠다. 박수칠 때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뭐든 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현은 “챔프전까지 가면 원정버스를 대접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계획 중”이라며 “우승하게 된다면 수천 명의 팬분들을 모시고 구단 팬미팅을 진행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실제 소노는 원정버스 등 교통비 지원에 나섰다.

전례 없는 맞대결인 만큼 파격 공약까지 내건 소노와 KCC. 이제 남은 건 코트 위 승부뿐이다. ssho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