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전국 농축협 조합장과 조합원 2만여 명이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가 추진하는 농협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했다.

22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 자체 설문 결과, 조합장의 96%가 반대하는데도 정부가 공론화 절차 없이 회장 직선제를 전격 추진하는 것이 그 배경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도 이날 집회에 참석해 “아무리 좋은 취지의 법안이라도 그 법을 직접 적용 받을 구성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안착하기 어렵다”며 “협동조합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합의안이라면 농협은 그 개혁의 짐을 기꺼이 짊어지겠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배경은 헌법 123조의 ‘농어민의 자조조직 육성과 자율적 활동 보장’ 조항과 농협법 9조의 ‘국가와 공공단체는 조합 등과 중앙회의 자율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에 따라 농협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지난 1일 정부와 여당은 두 차례 당정협의를 통해 농협 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한 개혁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이는 2005년, 2009년, 2021년에 이은 4번째 개혁안이다. 과거에도 개혁안은 중앙회장의 대표성은 인정하되 연임·중임을 방지하고, 인사권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을 고쳐왔다.

이같은 정부의 의지는 그럼에도 중앙회장이 여전히 ‘농민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농정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당정은 중앙회장 직선제를 주요 내용으로하는 농협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국 1110명의 조합장이 행사해 온 투표권을 전체 조합원(187만 명)에게 배분해 1인 1표를 직접 행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적용 시기는 2028년 차기 회장선거부터다. 또 별도 특수법인 형태의 통합 감사기구인 ‘농협감사위원회’(가칭)를 외부에 만들어 중앙회·조합·지주회사 등에 대한 감사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 비용이 늘면서 농업인 지원 축소, 농가의 경영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시행 시 선거 비용은 170억~19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2023년 농협 조합장 선거에 272억원이 투입된 만큼 두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면 전체 비용 부담은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국 조합원이 직접 투표권을 행사하면 오히려 중앙회장의 권한이 강해지고 비농민이 정치판에 뛰어들 소지가 매우 크다. 이에 대해 정부는 6월까지 조합원 직선제 도입 시 우려되는 사항에 대한 보완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greg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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