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ㅣ이승무 기자]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시·도교육감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현금성 공약’을 내놓으면서 교육계 안팎에서 비판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교육재정을 기반으로 사실상 ‘현금 지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 ‘초·중·고 교통비 전액 지원’, ‘초·중학생 현장체험학습비 100% 지원’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안민석 후보는 ‘청소년 씨앗 교육펀드’를, 유은혜 후보는 모든 고등학생에게 연 10만 원을 지급하는 ‘청소년 교육 기본소득’을 각각 공약했다.

‘청소년 씨앗 교육펀드’는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 100만 원을 적립해 졸업 시 돌려주는 방식으로, 연간 최소 1300억 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청소년 교육 기본소득’ 역시 연 370억 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교육 정책이라기보다 사실상 현금 지급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역별로도 유사한 공약이 잇따르고 있다. 충북에서는 김성근 후보가 전 학생 대상 ‘입학 준비금 30만 원’을, 신문규 후보는 ‘마중물 교육 펀드’를 제시했다. 경남의 권순기 후보는 연 50만 원 교육 바우처를, 경북의 이용기 후보는 고3 대상 100만 원 지원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미 시행 사례도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김대중 교육감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공약으로 제시했던 ‘학생 기본소득’을 현재 시행 중이며, 도내 초등학생에게 월 1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 같은 ‘현금성 공약 경쟁’의 배경에는 현행 지방교육재정 구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교육청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교부금으로 자동 배정받는다.

문제는 학생 수는 줄고 있는데 예산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중·고 학생 수는 2016년 596만 명에서 올해 492만 명으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교부금은 43조 원에서 76조 원으로 늘었다.

남는 예산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이월·불용액은 2021년 3조8341억 원에서 2023년 8조6334억 원까지 급증했으며, 2024년에도 5조6334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대응의 유연성이 필요한 상황에서 교부금 구조가 바람직한지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교육 정책이 ‘투자’가 아닌 ‘지급’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의 질 개선이나 미래 인재 양성보다는 단기적 체감도가 높은 현금 지원이 공약의 중심이 되고 있다”며 “결국 교육이 아닌 ‘표를 위한 재정 집행’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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