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복귀 최형우, 팬들 열광적인 응원
KT로 떠난 김현수, LG 팬들은 따뜻했다
승부 넘어선 ‘낭만’, 이게 야구장이지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지금 우리 편이라 반갑다. 과거 우리 편이었기 때문에 좋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다. ‘낭만’은 또 별개다.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2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다. 삼성이 롯데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나섰다. 최형우가 10년 만에 라이온즈파크 타석에 서는 날이다. 2년 총액 26억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친정에 돌아왔다. 묵혀둔 과거 최형우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꽤 많이 보인다. 새로 장만한 팬들 또한 있다.

1회말 2사 1,2루에서 최형우 첫 타석이다. 3461일 만에 라이온즈파크 타석에 선다. 최형우는 심판에게 양해를 구한 후 헬멧을 벗고 1루와 중앙, 3루 관중석을 향해 차례로 허리를 숙였다. 팬들도 열광했다.
2016년까지 사용한 최형우 등장곡 ‘풍문으로 들었소’와 응원가 ‘SHOW’가 울려 퍼졌다. 이것만으로도 낭만 한도 초과다. 현장에서 만난 40대 삼성팬 이효정 씨는 “이 응원가를 다시 부를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10년 세월이 흘렀다. 최형우 선수 다시 보게 되어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이후 최형우가 타석에 등장할 때마다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이 계속됐다. 결과적으로 최형우가 맹타를 휘두른 것은 아니다. 대신 8회말 안타를 하나 쳤다. 역대 최고령 타자 출장에 이어 역대 최고령 안타까지 쳤다. 대주자로 교체되면서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팬들은 다시 박수를 보냈다.

잠실에도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됐다. LG와 KT의 경기. 이쪽은 ‘김현수 더비’다. 김현수는 2018년부터 LG에서 8시즌 활약했다. 2023년과 2025년 통합우승 주역이기도 하다. 2025년은 한국시리즈 MVP에도 등극했다.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됐다. 3년 50억원 전액 보장 계약으로 KT에 둥지를 틀었다. 정든 LG를 떠났다. 계약이 11월25일이다. 123일이 흘러 김현수가 KT 유니폼을 입고 LG를 상대했다. 익숙한 잠실인데, 또 익숙하지 않은 원정이다.

식전 행사에서 KT 선수 소개가 있었다. “외야수 김현수”라 호명하자 잠실을 꽉 채운 팬들이 모두 환호했다. 김현수를 연호했다. LG 김용일 수석 트레이닝 코치 시구 때는 2번 타자임에도 타석에 섰다.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이 왔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심판에게 양해를 구했다. 헬멧을 벗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1루와 중앙, 3루까지 계속해서 허리를 숙였다. 외야 쪽으로도 인사했다. 관중들은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이날 5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KT 개막전 승리에 힘을 보탰다. 친정을 울린 셈이다. 결과와 별개로 LG 팬들은 ‘우리 편이었지만, 이제는 적이 된’ 김현수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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