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마산=장강훈 기자] “배트 중심에 공 자국이 네 개나 선명하게 찍혀있어요!”
29일 창원 NC파크 3루 더그아웃. 경기 전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가던 두산 박찬호를 김원형 감독이 불러 세웠다. 박찬호는 허리를 살짝 숙인 공손한(?) 자세와 억울한 표정으로 ‘선제공격’에 나섰다. NC와 2026시즌 KBO리그 개막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게 마음에 걸렸던 모양.
“중심에 맞았는데 귀신처럼 (내야를) 못빠져나가네요”라고 너스레를 떠는 박찬호의 말에 김 감독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김 감독은 “내가 무슨 얘기를 하려고 부른줄 알고…”라며 본격적인 대화에 시동을 걸자 박찬호의 두 번째 변명이 번개처럼 날아들었다.

“사이드 스핀이 심하게 걸려가지고…. 이건 (유격수가) 누구였어도 못잡는 타구였습니다”라며 양손을 동원해 타구에 걸린 회전을 묘사했다. 0-4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서 박민우의 빗맞은 타구를 놓쳐 이닝을 끝낼 기회를 날렸다. 이 실책이 빌미가 돼 맷 데이비슨의 우중간 2루타로 두 점 더 내주고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박찬호로서는 잊고 싶은 하루였을 터. 박찬호의 번개같은 변명을 듣던 김 감독은 “아니, 그게 아니고…”라며 힘겹게(?) 하려던 말을 꺼냈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는 지나간 거니까,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빨리 잊으라고. 이제 시작인데 너무 보여주려고 애쓰지 마. 그 얘기 하려고 불렀어”라고 의기소침했을 수 있는 ‘주전 유격수’토닥였다.

고개를 꾸벅 숙이며 “네!”라고 외친 박찬호는 타격훈련을 위해 걸어가며 끝내 한 마디를 더 남겼다.
“제가 4월 성적이 항상 안좋아요. 정말 최악이에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김 감독이 재빨리 응수했다.
“기대하지 말라고? 알았어, 안해!”
더그아웃 주변에는 당연히 웃음꽃이 피었다.
김 감독의 격려 덕분일까. 박찬호는 1회 첫 타석에서 커티스 테일러를 상대로 이적 후 첫 안타를 신고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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