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화전 시범경기임에도 1만 7천 명 예매 ‘인산인해’

구도 부산의 야구 열정 증명

1985년 개장 후 41년째,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신구장 공약’

박형준 부산시장, 재선 앞두고 4월 홈 개막전 시구 예정

정치와 스포츠의 진정한 화합은 ‘말’이 아닌 ‘확실한 실행’

[스포츠서울 | 사직=박연준 기자] ‘롯데만 오늘 시즌 개막합니까?’

21일 사직구장. 현장 열기가 장난 아니다. 시범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사직구장은 이미 정규시즌을 방불케 하는 인파로 가득 찼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5분 기준, 사직 2만 3185석 중 1만 8362석이 팔렸다. 여전히 현장 매표소에는 표를 구하려는 팬들이 끝 보이지 않는 줄을 서며 ‘구도(球都) 부산’의 위용을 과시했다.

현재 롯데는 시범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경기 후 단체 미팅을 자처하고 선수들도 매일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빈다.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선수단의 의지가 팬들을 다시 사직으로 불러 모으고 있는 셈이다.

야구장 밖에서는 청소년들이 롯데 응원가에 맞춰 ‘랜덤 플레이 댄스’를 즐기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등 사직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도파민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이 뜨거운 열기 뒤편에는 41년째 멈춰 서 있는 ‘신구장 건설’이 자리 잡고 있다. 1985년 건립된 사직구장은 이제 노후화의 상징이 됐다. 지방선거철만 되면 유력 정치인들이 앞다투어 ‘신구장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지만, 선거가 끝나면 계획은 다시 구상 단계로 후퇴하기를 수십 년째 반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4월 사직 홈 개막전 시구자로 박형준 부산시장이 나설 예정이다. 재선을 앞둔 박 시장의 시구 행보. 바라보는 시선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선거법에 문제가 되지 않는 시구라 할지라도, 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라운드에서 ‘시장 인사’가 아니라 ‘신구장 건설’에 대한 확고한 실행 의지이지 않을까.

지난 20일 울산 웨일즈 창단 경기에서는 재선을 노리는 정치인들이 몰래 울산 웨일즈 점퍼를 벗어 던지고 본인 정당 점퍼를 입고 야구장에 있었다는 것이 후문이다. 스포츠와 정치가 진정으로 화합하려면 ‘표’를 구걸하는 수단으로 야구장을 찾아서는 안 된다.

물론 박 시장이 더 잘 알겠지만, 박 시장 역시 이번 시구를 재선하기 위한 선거운동의 연장이 아닌, 현직 시장으로서 팬들에게 신구장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표를 제시하는 자리로 삼길 바란다.

번지르르한 말 잔치는 이미 40년 동안 들을 만큼 들었다. 부산 야구팬들의 열정에 걸맞은 현대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이제는 더 이상 늦춰져선 안 될 시대적 과제다. duswns0628@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