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의 한일전 각오

“오타니 타구 다 잡겠다”

“야구는 꼴등이 1등 이기는 스포츠”

[스포츠서울 | 도쿄=박연준 기자] “소속팀에선 응원했지만, 오늘 하루는 못 쳤으면 좋겠다. 대표팀 투수들이 그를 삼진 잡길 바란다.”

숙명의 한일전을 앞둔 한국 야구 대표팀의 내야수 김혜성(27·LA 다저스)이 ‘적’으로 마주하게 된 팀 동료 오타니 쇼헤이(32)를 향해 유쾌하면서도 서슬 퍼런 경고장을 날렸다. 개인적인 존중은 뒤로하고, 오직 승리만을 위해 투지를 불태우겠다는 각오다.

김혜성은 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C조 일본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5일 체코전에서 승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대표팀이다. ‘세계 최강’ 일본과 마주한 선수단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팽팽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김혜성과 오타니의 맞대결이다.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지만, 국가대표라는 이름 앞에서는 양보가 없다. 그는 “오타니와 상대 팀으로 만나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라면서도 “이날만큼은 그저 상대 팀 선수 중 한 명일 뿐이다. 관중 입장에선 멋있을지 몰라도, 오늘은 나한테 오는 타구는 다 잡고 그가 못 쳤으면 좋겠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한국 야구는 현재 국제대회 일본전 10연패(1무 포함)라는 무거운 사슬에 묶여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일본의 우세를 점치는 시각이 많지만, 그는 야구만이 가진 의외성에 기대를 걸었다. 그는 “야구는 꼴등이 1등을 이길 수 있는 스포츠”라며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다. 선수들 모두 투지를 갖고 임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다들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기간 ‘비행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전세기를 타고 2라운드 결선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가겠다는 간절한 소망이 담겼다. “정말 마이애미에 가고 싶다. 어린 시절 선배님들이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모습을 보며 자랐는데, 이제는 내가 그 무대에 서고 싶다”며 “3년 전과 똑같은 열정으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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