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베테랑 최형우, 첫 실전 합격점
2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 기록
수비·주루도 인상적…후배들 “잘했습니다” 칭찬
긴장 속 시작한 실전, 웃음으로 마무리

[스포츠서울 | 오키나와=김민규 기자] “초등학생도 잡는 건데, 칭찬해주니 웃겼다.”
삼성 베테랑 최형우(43)가 오키나와 첫 실전을 무사히 마쳤다. 경기 전에는 강풍 때문에 긴장했다며 엄살을 부렸지만, 막상 그라운드에서는 노련함을 보여줬다.
최형우는 3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스프링캠프 평가전에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타격, 주루, 수비까지 무난한 첫 실전이었다.

첫 타석부터 감각이 살아 있었다. 최형우는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왕옌청의 느린 변화구를 공략해 우중간 안타를 만들었다. 이어 르윈 디아즈의 안타 때 빠르게 3루까지 파고들며 득점까지 올렸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결과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최형우는 “준비해온 대로 이제 나갈 시기가 돼서 나갔다. 결과보다는 공을 어떻게 보고 판단하는지에 중점을 뒀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사실 이날 최형우의 가장 큰 걱정은 타격이 아니다. 오랜만에 나서는 외야 수비였다. 게다가 경기 내내 오키나와의 거센 강풍까지 더해졌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날씨부터 확인했고, 경기 전에는 혼자 외야에 나가 시간을 보냈다.

최형우는 “진짜 긴장을 많이 했다. 혼자서 계속 땀을 흘렸다. 첫 실전인데 바람까지 많이 불어서 더 긴장했던 것 같다”며 “바람을 읽어야 하니까 계속 (외야에) 나가 있었다. 다음에 나갈 때는 바람이 안 불었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1회초 채은성의 좌전 안타 타구가 날아왔고, 최형우는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문제없이 끝난 수비였지만 후배들은 계속 칭찬을 쏟아냈다. 그는 “솔직히 그 정도는 초등학생도 잡는 타구다. 그런데 후배들이 계속 ‘잘했다’고 하니까 웃겨서 웃었다”고 털어놨다.
안타 이후 주루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디아즈의 안타 때 빠르게 3루까지 파고들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 장면을 두고 후배들이 KBO리그 최고령 선배를 놀려댔다.

최형우는 “시즌 때였으면 누구라도 쉽게 3루 가는 타구였다. 그런데 오랜만에 뛰니까 제자리에서 뛰는 느낌이 들더라. 마지막 슬라이딩 했더니 애들이 넘어진 거 아니냐고 놀리더라”며 웃었다.
경기 내내 후배들과 웃고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예전보다 팀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다. 최형우는 “내가 계속 다가가려고 했다”며 “그래도 아직 조금은 남아 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지금처럼 계속 시즌 동안 잘 지내면 된다”고 밝혔다.
43세 베테랑의 첫 실전. 강풍 속에서 시작된 하루는 긴장으로 출발했지만, 결국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