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은 한 편의 청춘 로맨스를 넘어 그 시절 가장 아름답고 빛났던 배우 故 김새론의 시간을 스크린에 붙잡아 둔 작품이다. 열일곱 한여울로 분한 김새론은 설렘과 혼란, 웃음과 망설임이 뒤섞인 청춘의 순간들을 특유의 맑은 에너지로 채워 넣는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은 열일곱 살 한여울(김새론 분)이 소꿉친구 오호수(이채민 분)로부터 갑작스러운 고백을 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김새론이 지난 2022년 음주운전 논란으로 자숙에 들어가기 전 촬영을 마친 작품이다.

작품은 전형적인 하이틴 로맨스의 클리셰 공식을 따른다. 소꿉친구였던 두 사람의 관계가 흔들리며 설레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불러온다. 여울과 호수의 열일곱의 세계는 언제나 그렇게 요란하고 불안정하다.

영화는 그 불안정함을 큰 사건 대신 일상의 감정으로 풀어낸다. 매일이 달라지고, 매 순간 마음이 뒤집히는 10대 특유의 정서를 담담하게 쌓아간다. 로맨스를 중심에 두면서도 정체성과 성장이라는 청춘 서사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다.

그 중심에는 김새론이 있다. 풋풋함과 생기를 동시에 품은 얼굴, 가볍게 웃다가도 순간적으로 깊어지는 눈빛을 비롯해 첫사랑의 설렘과 우정의 균열, 설명하기 어려운 내면의 혼란을 오가는 감정의 진폭을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촬영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김새론의 마지막 교복 연기는 그 자체로 묘한 울림을 남긴다. 무엇보다 스크린 속 김새론의 모습이 놀라울 만큼 밝다. 가볍고 발랄하며 생생하다.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작품이 지니는 가장 큰 힘 역시 이 지점에서 나온다.

물론 아쉬움도 분명하다. 약 5년 전 촬영된 작품인 만큼 전개와 연출은 올드하게 느껴진다. 하이틴 로맨스 특유의 장치와 표현 방식은 익숙함을 넘어 촌스럽게 다가오는 순간도 있다. 또한 농구부원으로 활약하는 한여울의 긴 손톱과 젤네일도 옥에 티다. 서사의 밀도나 긴장감 역시 기대에 비해 가볍다.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분명 매끄럽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이 지닌 풋풋함과 반짝임으로 영화를 지탱한다. 김새론을 비롯해 지금은 대세 반열에 오른 이채민의 데뷔 초 모습까지 반갑다. 이 배우들 덕분에 이야기의 진부함이나 장르적 한계를 잠시 잊게 만드는 순간들이 분명 존재한다.

연출을 맡은 김민재 감독은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김새론에 대해 “하나를 이야기하면 두, 세 가지를 해내는 배우였다”고 말했다. 이는 배우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김새론의 존재는 연출자의 요구를 넘어서는 표현력, 현장을 밝히는 에너지였던 것이다.

결국 ‘우리는 매일매일’은 완성도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조금 다른 층위의 영화다. 작품 자체는 평범한 청춘 로맨스에 가깝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과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영화는 거창한 메시지 대신 환하게 웃고, 흔들리고, 설레던 순간들의 한 시절 얼굴을 남긴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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