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규, NC와 복귀전서 4안타 4타점 맹활약

‘3루타 2개’로 사이클링히트 실패

사령탑 “세쳬 최초다, 기네스북감”

박승규 “삼성 팬들의 선수라서 영광이다”

[스포츠서울 | 대구=김민규 기자] “삼성 팬들의 선수라서 영광입니다.”

삼성 외야수 박승규(26)가 돌아왔다. 그리고 단 한 경기만에, 기록보다 더 깊은 울림을 남겼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했다. 짧지만 강렬했다. 꾸며낸 말이 아니다. 순간의 선택이 그대로 담긴 진심이었다.

박승규는 10일 대구 NC전에서 4안타(1홈런) 4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인생경기’를 펼쳤다. 홈런 1개, 3루타 2개, 단타 1개를 적었다. 2루타만 있었다면 KBO리그 33번째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히트, 한 경기에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모두 치는 것)이다.

시작부터 달랐다. 1회 첫 타석에서 NC 에이스 구창모(29)를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터뜨렸다. 이후 안타와 홈런까지 더하며 완벽한 흐름을 이어갔다.

운명의 8회말, 2사 만루 동점 상황에서 박승규의 방망이가 다시 한번 불을 뿜었다. 중견수 뒤를 가르는 장타가 터졌고, 더그아웃에서는 “멈춰” 하는 외침이 쏟아졌다. 2루에서 멈췄더라면, ‘대기록’ 완성이었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3루까지 내달렸다. 사이클링히트는 사라졌지만, 더 큰 박수가 터졌다. 팀을 위한 본능적인 선택이다. 팬들은 이 장면에 ‘모터사이클링히트’라는 별명을 붙이며 열광했다.

박승규는 “내 목표가 사이클링히트였다면 멈췄을 것이다. 그러나 팀에 더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고 싶었다”면서 “내 목표와 꿈이 더 크다. 또 팬들에게 희망과 용기, 감동을 드리고 싶어서 자연스럽게 3루까지 뛰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귀전이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손가락 분쇄골절로 시즌을 마감한 후 223일 만에 1군 무대에 섰다. 박승규는 “다시 팬들 앞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내가 잘한 것도 좋지만, 팀이 이겨서 더 기쁘다”고 말했다.

절대 들뜨지 않았다. 그는 “한 경기 잘했다고 들뜨기엔 아직 멀었다”고 냉정하게 돌아봤다. 말 한마디, 태도 하나까지 남달랐다. 평소 책을 즐겨 읽는 선수답게 인터뷰에서도 조리 있는 답변이 이어졌다. 그는 “군 복무 시절부터 꾸준히 책을 읽으며 많은 걸 배웠다. 그게 야구에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사령탑도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내가 본 사이클링히트 중 최고였다”며 “보통 3루타가 없어 못 하는데, 3루타가 두 개라서 못 했다. 이건 세계 최초 아닌가. 기네스북감”이라고 웃었다. 이어 “기록보다 팀을 위한 플레이가 더 중요하다. 그런 모습이 팀을 단단하게 만든다”며 짚었다.

끝으로 박승규는 “삼성 팬들의 선수라서 정말 영광이다”고 강조하며 인터뷰 마지막까지 ‘감동’을 남겼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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