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선수, 밤엔 코치 ‘변신’
이용규가 보여준 헌신
키움 관계자 “이용규 노고, 본보기 돼”

[스포츠서울 | 가오슝=박연준 기자] 낮에는 방망이를 휘두르는 ‘현역 선수’로, 밤에는 후배들에게 공을 띄워주는 ‘지도자’로 변신한다. 야구로 시작해 야구로 끝나는 하루. 창단 이래 가장 고된 캠프를 치르고 있는 키움 중심에는 1인 2역을 자처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플레잉 코치’ 이용규(41)가 있다.
지난 21일부터 대만 가오슝에 캠프를 차린 키움 선수단 사이에서 이용규의 존재감은 단연 독보적이다. 지난해 4월부터 플레잉 코치 보직을 맡은 그는 코치진과 선수단 사이의 든든한 가교 구실을 하고 있다.
키움의 이번 가오슝 캠프는 그야말로 ‘지옥 훈련’의 연속이다. 오전 일찍 시작된 훈련은 오후를 넘어 밤늦게까지 쉼 없이 이어진다. 야구장 바로 앞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자마자 다시 그라운드로 복귀해 야간 훈련에 돌입할 정도로 빡빡한 스케줄이다.

이용규의 하루는 남들보다 두 배로 길다. 오전과 오후에는 선수 본연의 임무에 집중한다. 개인 타격 훈련과 수비 연습은 물론, 팀 전술 훈련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현역으로서 경쟁력을 다듬는다. 3년 연속 최하위라는 굴욕을 씻기 위해선 자신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해가 지면 ‘코치 이용규’의 시간이 시작된다. 자신의 훈련을 마친 뒤 녹초가 될 법도 하지만, 그는 다시 방망이 대신 공 바구니를 든다. 야간 훈련에 매진하는 후배들을 위해 수백 개의 공을 직접 띄워주며 타격 폼을 교정해주고,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아낌없이 전수한다.
선수와 코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육체적 피로감이 극에 달할 법한 상황에서도 이용규는 단 한 번의 내색 없이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킨다. 팀의 ‘꼴찌 탈출’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치에서든 보탬이 되겠다는 ‘헌신’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가오슝 현장에서 만난 키움 관계자는 “이용규 코치를 비롯한 코치진 전체가 야밤까지 선수들과 호흡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선수와 지도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용규의 노고는 팀 내에서 훌륭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거침없이 베이스를 훔치던 ‘날쎈돌이’ 이용규는 이제 후배들의 마음을 훔치는 ‘스승’으로 거듭나고 있다. 땀방울로 가득 채운 그의 가오슝의 밤은 올시즌 키움이 꿈꾸는 ‘반전’의 가장 뜨거운 낭만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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