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일본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것 자체가 야구계 전체에 좋은 일이다.”
LA다저스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에릭 가니에(49)가 일본인 트리오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출전 여부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오타니 쇼헤이는 셀프 출전 선언을 했지만,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사사키 로키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최근 가니에는 현지 매체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오타니를 비롯해 야마모토, 사사키가 내년 WBC에서 일본 대표팀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아무래도 올시즌 많은 경기를 소화한 만큼 피로 누적과 팔에 가해질 부담 등은 우려된다. 다만 리스크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야구가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는 게 가니에의 설명이다. 그는 “팬들에게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거라고 생각하고, 야구가 성장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국가를 대표해 맞붙는 걸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본인 트리오는 일본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다. 직전 WBC에서 미국을 꺾고 우승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다만 다저스는 3년 연속 월드시리즈(WS) 제패를 노리는 만큼 투수진을 최대한 아끼고 싶다는 의지를 간간이 드러냈다. 게다가 올해 백투백 우승에 오타니와 야마모토, 사사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일부 관계자는 휴식을 권하고 있다.
선배이자 WBC 유경험자인 가니에의 생각은 달랐다. “일본 국기를 가슴에 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것 자체가 야구계 전체에 매우 좋은 일”이라고 강조하며 “WBC 출전은 내 야구 인생에서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빗대어 조언했다. 실제 가니에는 전성기 시절 부상과 계약 등의 이유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2017년 캐나다 대표팀에 합류한 바 있다.

그만큼 선수에게 있어서 WBC 출전은 그 자체만으로 영광이라는 것이다. 가니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것만큼 특별한 일은 없다”며 “물론 리스크도 있다. 다만 경기장에 나서는 순간 누구에게나 위험은 존재한다. 대회가 주는 가치가 그 위험을 압도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다저스 수뇌부와는 정반대의 의견이다. 최근 일본 언론과 만난 로버츠 감독은 “나가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가 있다”며 “오타니는 오른쪽 팔꿈치 수술 후 이제 막 복귀했다. 야마모토의 경우 올해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사사키는 1년 내내 오른쪽 어깨에 문제가 있었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최종 결정은 선수들의 몫”이라며 “그 결정에 맞춰 논의할 예정”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과연 팬들의 바람대로 일본인 트리오가 내년 WBC에 나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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