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누군가는 쾌재를 불렀고, 누군가에게는 악재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일본 국가대표팀 차출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최근 오타니는 내년 3월에 열리는 2025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선다고 밝혔다. 오타니를 비롯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 이른바 ‘재팬 다저스 3인방’의 출전 여부를 두고 추측만 무성했던 가운데 직접 소식을 전하며 소란을 잠재웠다.

다저스와 일본 대표팀은 극명한 온도 차를 보였다. 소속 구단 동의 없이는 차출이 불가능한 상황. 다저스는 3년 연속 월드시리즈(WS) 우승을 노리는 만큼 투수진을 최대한 아끼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반대로 WBC 디펜딩 챔피언 일본 대표팀은 빅리거의 합류가 절실했다. 승리를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인 까닭이다.
무엇보다 오타니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세계랭킹 1위인데다, 유력한 우승 후보나 다름없다. 안 그래도 막강한 전력에 다저스의 백투백 WS 우승을 이끈 주역들이 가세한다면 일본으로서는 최대 호재일 수밖에 없다.

소식이 알려지자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현지 매체 토스포 웹은 이바타 감독이 “오타니가 대표팀을 위해 다시 싸워준다는 소식에 너무 기뻤다”며 “일본에서 오타니의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에게는 큰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목표는 WBC 2연패”라며 “일본 야구팬들이 설레는 팀을 만들겠다. 최종 명단 발표일까지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미 한미일 언론에서는 오타니의 ‘셀프 차출 선언’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당장 한국은 일본과 같은 조에 편성됐고, 미국 역시 직전 패배를 설욕해야 한다.


실제 이바타 감독은 평가전 당시 다저스 소속 선수들의 합류 여부에 관해 말을 아꼈다. 동시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매체는“일본 대표팀은 지난달 WBC 주최 측에 메이저리그(ML) 선수 차출을 요청하는 문서까지 제출하며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야마모토와 사사키의 출전 여부는 미정이다. 다만 현지에서는 조만간 이 둘도 합류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사정은 제각각이다. 오타니는 내년에 투수로 풀타임에 나선다. 야마모토는 WS 누적 피로 회복이 관건이고, 사사키 역시 선발 복귀 예정이다. 매체는 “말 그대로 세계에서 가장 강한 전력을 얻게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이 ‘최정예’를 구축하면 국제 무대 판도는 뒤흔들린다. 어쩌면 가장 떨고 있는 팀은 10년 동안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한 한국일지도 모른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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