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부산에서 ‘98도씨국밥’이라는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확산시키고, 이제 파스타 브랜드인 ‘암파스타레’를 기획하면서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시간을 쪼개 쓰고 있는 김경구 대표를 만났습니다. 국민 음식 국밥을 재해석하여 독특한 레서피로 깊고 진한 국물 맛으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음식업의 기본인 재료에 대한 까다로운 선별로 매력적인 맛과 품질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안정적인 창업으로 많은 가맹점주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김경구 대표가 이제 ‘국민 파스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첫 질문인 “어쩌다 창업을 하게 되셨어요?” 라는 질문에 공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꺼내들었습니다. 최종 연봉을 들은 기자를 의아하게 만들었습니다. 안정적인 여생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질문을 많이 받은 듯한 표정으로 김경구 대표는 “물론 안정적인 조직이었지만 폐쇄적인 문화와 수동적인 업무방식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고, 그렇게 창업이라는 새로운 길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땅에 많은 창업자들이 갖고 있는 도전의식과 성취마인드를 다시금 발견하는 인터뷰였습니다.
처음 선정한 창업 아이템이 ‘순대국밥’이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더없이 대중적인 음식이잖아요. 그러면서 영양적으로 균형을 잡고 있는 음식이기도 하고요. 많은 분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순대는 쉬운 음식이 아닙니다. 까다로운 음식이랄 수 있는데, 제가 그 만드는 과정을 오롯이 겪으면서 깨닫게 된 사실입니다. .
창업을 결심한 후 약 3년간 전국의 유명 순대 장인을 찾아다니며 직접 배우고, 육수와 재료 선정까지 기초부터 습득했습니다. 회사를 다니며 자본을 모았고, 아내는 유명 순대집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습니다. 인테리어나 상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에 부산 오륙도의 작은 가게에서 조용히 시작했습니다.
준비 기간이나 과정이 녹록치 않았군요. 창업 이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하겠습니다.
맞습니다. 제 성향이나 기질이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편이라 조급해 하지 않으면서 기본 아이템 연구에 시간을 많이 들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도 무색하게 오픈 초기에 손님이 없어 절망적이었습니다. ‘해물 재료’로 만든 수제순대인데 이렇게 반응이 없다는 것에 실망한 거죠. 물론 매장 위치도 외진 곳이었습니다. 이건 안팔겠다는거였죠 (웃음).
그러다 계기가 왔습니다. 저희 회신의 메뉴인 수제순대를 드신 손님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생긴거예요. “이건 알려야 한다”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자기가 판매하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이래서 중요합니다. 중국에서 오징어 탈을 제작해 매일 아침저녁 거리 홍보에 나섰습니다. 이게 별 게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3개월 후 손님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터닝포인트를 맞이했습니다.
분위기 반전에 더없이 기뻤을 것 같습니다. 하루 매출 또한 처음보다 확실히 올라 섰을 때 뭔가 가능성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기본기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창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 팬데믹을 맞았거든요. 이때 저는 호텔외식학과에 입학해 한식부터 일식까지 전문적으로 배우는 과정을 겪었어요. 음식을 파는 사람으로서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었고, 음식업으로 가맹사업을 꿈꾸는 시기이었기도 합니다.
스스로 배우는 시기를 통해서 조리 전공 학생들을 직접 채용하는 방식을 고집했습니다. 산학협력을 통해 비대면 배달 사업을 운영하며 100개 이상의 메뉴를 실험했고, 이를 통해 소비자 입맛과 시장 니즈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죠. ‘끊임없는 학습과 실험, 그리고 검증된 맛’ 이 세 가지가 제가 창업을 하면서 놓치지 않는 기본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업하고 법인으로 전환한지 2년만에 연매출 30억원을 달성했던 비결이 이런 창업철학에 있었던 거군요. 끊임없는 학습과 실험, 그리고 검증된 맛, 말입니다.
그런 셈입니다. 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마케팅 교육, 매뉴얼 제공, 신메뉴 베타 테스트 등을 시행하며 자립 가능한 운영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본사 직원은 6명 이상으로, 교육과 시스템화를 통해 효율적인 운영과 지속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98도씨 국밥을 어느 정도 성공 궤도에 올려놓고 새로운 브랜드를 시작하셨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으세요?
좋은 재료가 좋은 음식을 만들고, 이는 곧 고객이 다시 찾는 브랜드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정직한 재료는 신뢰로 이어지며,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 거죠. ‘암파스타레’는 이탈리안 캐주얼 다이닝 콘셉트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정통 이탈리안 감성과 한국인의 입맛을 접목한 요리 중심의 브랜드입니다. 최근 롯데백화점 입점에도 성공하며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배달 중심에서 오프라인 매장 운영으로의 전환이 가장 큰 위기였습니다. 지금도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매장 운영, 광고, 마케팅 등을 직접 공부하며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고요. 직영점을 늘려 실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을 계속 다듬고 있는 중입니다.
부산 서울을 오가며 운영하면서 새로운 공부를 한다는 게 보통의 자기관리가 아니면 힘들 것 같습니다.
서울에 첫 직영점을 오픈한 이후 매주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고 있습니다.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운영하고 있기에 이렇게 시간을 쪼개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회사 이름 ‘바로온’은 바른 사람들의 모임이자, 바로 지금 실행하자는 의미입니다. 모든 메뉴, 광고, 운영 방식은 직영점에서 철저히 테스트 후 가맹점에 적용합니다. 실행력과 검증 중심 문화가 우리 조직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죠.
관리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지면 뭔가 효율적이거나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것인데, 대표님은 어떤조직 문화를 만들어가고 계십니까?
직원들과는 언제든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접업Jump Up 문화’를 지향합니다. 위계보다 진심 어린 대화,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짜 소통이 이뤄진다고 믿거든요. 신입 직원과 개별적으로 점심을 함께 하면서, 회사에 대한 생각, 삶의 고민까지 자유롭게 나누는 거죠. 이런 진심이 직원과 대표 간 신뢰를 만들고, 조직에 활력을 줍니다.

앞으로 어떤 목표와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올해 5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서울·경기권 중심으로 확장 중이며, 직영점을 통한 브랜드 정체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해외 러브콜도 있지만, 내실 있는 준비가 우선이라 거절하고 있는 중이고요. 장기적으로는 자체 유통 플랫폼 구축과 음식 로봇 개발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 관련 분야를 공부하며 체계적인 준비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항상 공부하고 매사 ‘즐기듯’ 하는 삶의 태도가 창업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음식점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외식업은 단순히 요리를 잘하는 것으로 되지 않습니다. 노무, 세무, 마케팅 등 모든 걸 아우르는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만큼 어렵지만, 고객이 내 음식을 맛있게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보람을 줍니다. 감성과 시스템을 함께 갖춘 창업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르면 괴롭고, 알면 즐겁다.” 저의 삶의 모토입니다. 모르고 있는 것은 창피한 것이 아니죠. 모른다고 두려워할 필요도 없으며, 배워서 익히면 됩니다.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가 창업의 실패를 막고 성장을 이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greg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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