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엠넷 ‘월드 오브 스우파’가 화려한 스케일과 서사로 주목받았지만, 동시에 연이은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어마어마했다. 국가의 이름을 걸고 세계 정상급 댄서들이 무대에 올랐을 때 단순한 오락이 아닌 ‘자존심 대결’이라는 무게감이 전해졌다.

카메라가 돌기 시작한 순간부터 긴장감은 팽팽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진 퍼포먼스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스우파’가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를 넘어 ‘월드 오브 스우파’라는 이름에 걸맞은 스케일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

첫 회는 활약과 반전이 교차하는 드라마였다. 로얄 패밀리를 이끌던 1세대와 신세대가 맞붙으며 세대 교체의 장면을 만들어냈다. 일본 대표 크루들은 자존심을 걸고 정면 승부를 펼쳤다. 한국 대표 크루 범접의 설욕전, 세계 최강 왁커들의 리벤지 매치까지 더해지며 프로그램은 첫 방송부터 카타르시스를 폭발시켰다.

그러나 화려함 뒤에는 아쉬움도 남았다. 지난 9일 우승 크루 오사카 오죠 갱이 내홍에 휘말렸다. 리더 이부키와 나머지 멤버 6인이 갈등을 드러내며 각자의 입장을 공개한 것이다.

오사카 오죠 갱 멤버 6인은 9일 공식 계정을 통해 “매니저로부터 투어 계약이나 스케줄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며 “이후 콘서트 제작사를 통해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부키의 개인 매니저가 크루 매니저를 겸하면서 “금액이 불투명하게 처리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멤버들에 따르면 이부키는 온라인 대화에서 사과와 함께 매니저 해임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스우파3’ 콘서트 제작사 루트59 역시 공식 입장을 내고 “오죠 갱의 참여를 위해 수개월간 협의를 이어왔으나, 소속 매니저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일정과 계약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제작사 측은 갈등이 매니저와의 불협화음에서 비롯됐음을 인정하며 리더 이부키와의 마찰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방송 중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리더 허니제이와 아이키의 발언 때문이다. 당시 효진초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1회 리액션 영상에서 두 사람이 경쟁 크루 무대를 보며 19금 욕설과 성희롱성 발언을 한 장면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저게 춤이야, XX이지” 같은 거친 표현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영상은 곧 삭제됐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비판이 확산되자 두 사람은 서둘러 사과문을 발표했다. 허니제이는 “상황에 몰입한 나머지 경솔한 언행을 했다”며 불쾌감을 준 점을 인정했다. 당사자 댄서에게도 직접 사과했다. 아이키 역시 “감정에 휘둘린 표현이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일본 크루를 둘러싼 ‘욱일기 논란’까지 겹쳤다. 최종 우승을 차지한 오사카 오죠 갱의 멤버 쿄카가 과거 욱일기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된 것이다.

준결승에서 탈락한 알에이치도쿄의 리더 리에하타 역시 과거 유사한 이미지를 SNS에 올린 사실이 드러나며 불쾌감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끝내 별도의 해명 없이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스우파3’는 역대급 스케일과 서사를 보여줬지만, 동시에 논란 또한 전례 없는 수준으로 커졌다. 프로그램은 시즌 내내 잡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이번 시즌은 세계 무대에 도전한 K-댄스의 저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글로벌 프로젝트가 안고 가야 할 과제와 책임 역시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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