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열리는 리비뇨 폭설
예정된 슬로프스타일 결선 ‘하루’ 연기
유승은, 폭설 속 하루 더 숨 고르기
韓 설상 종목 사상 첫 ‘멀티 메달’ 18일 결정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역사가 잠시 멈췄다. 리비뇨 설원에 굵은 눈발이 쏟아졌다. 시야를 가릴 만큼 거센 폭설이었다. 결국 유승은(18·성복고)의 결선 무대도 하루 뒤로 밀렸다.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멀티 메달’의 순간은 24시간 더 기다리게 됐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17일(한국시간) 열릴 예정이던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을 폭설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새 일정은 18일 오후 10시 30분이다.
리비뇨는 이탈리아 알프스 고지대. 이날 쏟아진 눈은 선수들의 시야를 가렸고, 속도와 착지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국제스키연맹(FIS)과 조직위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단을 내렸다.

유승은은 앞서 열린 슬로프스타일 예선에서 76.8점으로 3위에 올라 상위 12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빅에어 동메달리스트답게 1차 시기에서 1080도 회전을 포함한 안정적인 런을 완성하며 단숨에 상위권을 꿰찼다. 2차 시기에서 레일 구간이 흔들렸지만 무리하지 않았다. 이미 충분했다.
슬로프스타일은 레일과 점프가 이어지는 종합 기술 무대다. 하나의 대형 점프에서 승부를 가르는 빅에어와는 또 다른 집중력이 필요하다. 주 종목은 아니지만, 유승은은 결선에서 또 한 번의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공항에서 들려온 응원은 이미 설원에 닿았다.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 최가온은 귀국 인터뷰에서 “같이 고생한 친구다. 꼭 다 이기고 오라고 응원했다”고 말했다. 2008년생 동갑내기 두 소녀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설상 종목의 위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김상겸의 은메달, 유승은의 동메달, 최가온의 금메달까지. 그리고 다시 유승은이 선다. 폭설은 변수지만, 때로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루 더 컨디션을 끌어올릴 시간이 더해졌기 때문. 유승은이 점프대에 오르는 순간, 한국 설상 종목 첫 ‘멀티 메달’의 문도 다시 열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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