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전 세계 19개 영화제 초청은 물론 8관왕 쾌거를 달성하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 ‘정순’이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정순’은 무너진 일상 속에서도 결코 나다움을 잃지 않고, 곧은 걸음으로 나아가려 하는 정순(김금순 분)의 빛나는 내일을 응원하는 작품이다. 특히 제17회 로마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더불어 배우 김금순이 여우주연상까지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또한 제24회 부산독립영화제 최우수연기상 공동 수상, 제7회 아스완국제여성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공개된 포스터 속 아련한 눈빛을 장착한 배우 김금순의 존재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딸 유진(윤금선아 분)을 홀로 키우다 보니 중년의 나이가 된 정순은 ‘사적 영상 비동의 유포’라는 디지털 성범죄에 휘말리게 된다.

그간 중년의 성범죄를 소재로 홀로 사회적인 편견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타 영화들과는 차별된다. 영화는 주인공 정순에게 더 집중하고 스스로 치유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공개된 예고편은 딸 유진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후 정순과 영수(조현우 분)가 서로 설렘을 느끼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그럼 엄마가 몰래 영상에 찍혔다?”는 대사로 영수와의 균열은 물론 동시에 사건이 일어났음을 암시한다.

여기에 신고를 만류하는 대사와 자필 사과문에 대한 언급은 피해 당사자가 받은 상처는 뒷전이고, 사건을 바라보는 편견 어린 시선이 담겨 있음을 시사한다. 유진이 지레짐작해 핸드폰을 빼앗는 모습에서는 이 사건이 당사자를 떠나 가족에게까지도 트라우마가 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곧 분위기는 반전된다. 예상과는 달리 정순은 영상을 유포한 영수를 용서한다. 유진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여기에 “왜 네가 말한 대로 해!”라며 울부짖는 정순의 목소리는 두 모녀가 극명하게 입장이 다름을 알 수 있어 긴장감 넘치는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정지혜 감독만의 사려 깊은 연출과 배우 김금순, 윤금선아, 조현우, 김최용준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 ‘정순’은 4월 17일 개봉한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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