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희귀병을 앓고 있는 유튜버가 비행기에서 우연히 이효리를 만난 이야기가 전해졌다.

최근 유튜브 채널 ‘daily여니’에 게재된 영상 한 편이 주목을 받으며 온라인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A씨는 피부병인 수포성 표피박리증를 앓고 있다.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작은 마찰에도 피부에 물집과 염증이 생기는 희귀성 유전 질환이다.

A씨는 자막을 통해 “입원과 퇴원을 계속 반복하면서 지내는 중이다”라며 “잠깐잠깐 외출할 때 영상들을 모으고 있었는데 섬네일 보셨다시피 갑자기 찾아온 매직 같은 일로 이걸 먼저 올리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공개된 장면은 A씨가 제주도행 비행기에서 우연히 이효리 옆자리에 앉은 것으로 시작됐다. 그는 “비행기를 탔는데 제 옆자리가 효리 언니였다. 비행기 이륙 후 언니가 먼저 말을 걸어주셨고 대화 중에 유튜브 이야기를 했더니 대화하는 걸 영상으로 찍자고 제안해 주셨다. 업로드도 허락해 주셨다”라고 설명했다.

이효리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자연스럽고 털털한 매력을 뽐냈다. 카메라 구도도 잡아주며 다정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효리는 “내 얼굴 지금 별로다. 여자는 누구나 외모 콤플렉스가 있나 봐”라며 “사람들은 이해 못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자기가 자기를 괴롭히는 거다. 지긋지긋하다. 내가 나 자신을 괴롭히는 행위”라고 털어놨다.

이효리도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며 “어딜 가도 누가 나를 쳐다보는지 안 쳐다보는지 먼저 살피게 된다. 누가 나를 알아보는 게 느껴지면 긴장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러나 저러나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평범한 사람은 특별해지고 싶고, 특출난 사람들은 평범해지고 싶고. 머리 자르면 기르고 싶은 거랑 비슷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효리는 A씨의 투병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었다. A씨는 자막을 통해 “대화할 때는 몰랐는데 언니가 굉장히 제 이야기에 집중하는 눈빛인 걸 편집하면서 느꼈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이효리가 “그렇게 병원에 계속 있어야 하는가”라고 묻자 A씨는 “몸에 염증 수치가 높을 때는 병원에 들어갔다가 항생제 주사를 맞고 수치가 다시 낮아지면 나왔다가 한다”라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 중이라고 답했다.

A씨는 “여태 몇십 년을 이러고 살았는데 앞으로 30년은 더 이러고 살아야 한다는 게 너무 슬프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어렸을 때는 ‘내가 20대, 30대 어른이 되면 약이 다 나와 있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계속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라고 말했다.

“환우들이 (영상) 많이 보나?”라고 물은 이효리는 “나도 집에 가서 봐야지”라며 친근한 매력을 보였다.

또한 착륙을 앞두고는 “여행 재밌게 잘하고, 입원해서도 파이팅”이라고 응원했다.

한편 A씨는 영상 설명란을 통해 “저에게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효리 언니와 대화를 나눈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언니가 저와 대화할 때 정말 진심의 눈빛으로 봐주고 집중해 주고... 분명 처음 보고 굉장히 내향적인 대문자 I인 제가 속마음도 말할 정도로 편안했고 친근했다. 저에게 이렇게 잊지 못할 추억 만들어준 효리 언니께 너무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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