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민규기자] “2관왕이라는 좋은 기운이 한국 선수들에게 잘전해졌으면 좋겠다.”

한국 근대5종은 바야흐로 전웅태(28·광주시청) 시대다. 도쿄올림픽에서 근대5종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목에 건 전웅태는 지난 2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2관왕,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첫 2연패를 기록하는 등 ‘최초의 사나이’로 등극했다.

이제 전웅태의 시선은 2024년 파리 올림픽 첫 금메달을 향하고 있다.

근대5종은 펜싱, 승마, 수영, 레이저런(육상+사격 복합종목)을 모두 소화하며 얻은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다섯 종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 관건. 이번 대회에서 전웅태는 ‘기적의 질주’로 대역전극을 만들며 금메달을 따냈다.

가장 먼저 치른 펜싱에서 9위로 출발한 전웅태는 승마에서 300점 만점에 293점을 받은 뒤 수영에서 전체 1위에 올라 중간합계 순위를 2위로 끌어올렸다. 두 가지 종목을 섞어 치르는 레이저 런에서 자신보다 32초 먼저 출발한 동갑내기 친구 이지훈(28·한국토지주택공사)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웅태와 이지훈이 금·은메달을 싹쓸이했고, 대표팀 주장 정진화(34·LH)가 막판 힘을 발휘해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한국은 각국의 상위 3명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단체전 금메달도 품에 안았다.

전웅태는 25일 열린 근대5종 대표팀 인터뷰에서 “대회를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너무 기분좋다. 첫 경기인 펜싱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근대5종이라는 종목 자체가 워낙 변수가 많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회 첫날 금메달로 포문을 잘 연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좋은 기운이 한국선수들에게 잘전달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항저우AG 2관왕, 아시안게임 첫 2연패, 도쿄올림픽 한국 근대5종 역사상 첫 동메달 등 전웅태는 이미 세계 정상급 선수다. 실제로 올해 처음 출전한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두 번째 대회 만에 ‘역대 최고점 우승’ 신기록을 세우며 세계랭킹 1위를 탈환했다. 현재 그는 남자 근대5종 종합점수 세계 신기록(1534점)을 보유 중이다.

목표는 명확하다. 더 많은 사람에게 근대5종의 묘미를 알리는 것.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이 악물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근대5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자신감에서다.

전웅태는 “운동선수가 명함을 내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큰 대회의 메달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지난 도쿄올림픽 같이 메이저 대회에서 메달을 꾸준히 땄다”며 “지난 올림픽을 계기로 (근대5종이)수면 위로 올라온 것 같아 기분 좋다. 이번 대회를 통해 좋은 모습 보여줘서 축하와 응원을 많이 받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해내는 것 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이번 항저우 대회를 준비하면서 ‘폐관수련’도 마다하지 않았다. 덕분에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전웅태는 “진천 선수촌에 승마장이 없어서 문경 체육부대에서 훈련을 했다. 선수촌 못지 않은 배려를 받으면서 훈련했다”며 “내가 문경 폐관수련이라고 말한 이유는 정말 주변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집보다 더 편한 곳”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 지도자들과 함께 밥 먹고, 운동하며 지내면서 유대감이 커진 것 같다.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이런 끈끈함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무기인 것 같다. 파리올림픽도 문경에서 잘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초의 사나이’ 전웅태가 아시안게임 2연패로 한층 더 강해진 자신감을 앞세워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근대5종 역사상 첫 금메달이란 숙원을 풀어줄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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