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2년 전 그릇된 결정은 발렌시아 구단에 흑역사가 되는 분위기다.

스페인 언론 엘데스마르케는 13일 보도를 통해 파리생제르맹(PSG)에서 재결합한 이강인과 카를로스 솔레르, 발렌시아 듀오의 만남을 집중 조명했다. 두 선수는 발렌시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발렌시아 유스팀을 거쳐 1군에서 10번 자리를 놓고 경합하기도 했다.

솔레르는 지난해 여름 발렌시아를 떠나 PSG로 이적했다. 이강인은 2021년 마요르카로 이적한 뒤 두 시즌을 뛰고 PSG 유니폼을 입었다. 정확히 2년 만에 두 선수는 다시 만났다. PSG가 공개한 영상, 사진을 보면 이강인은 솔레르와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보인다. 발렌시아에서부터 친했던 만큼 이강인의 파리 생활 적응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매체는 두 선수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은근슬쩍 발렌시아를 비판했다. 2021년 이강인을 마요르카로 이적시킬 때 자유계약(FA)로 풀어줬던 선택을 문제삼은 것이다. 당시 발렌시아는 비유럽(non-EU) 쿼터 확보를 위해 이강인과 계약을 해지해 이적료 없이 마요르카로 떠나보냈다. 2011년부터 10년간 애지중지 키운 특급 유망주를 손쉽게 포기했다. 1군에서는 아직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때이긴 해도 이강인은 2019년 20세 이하 월드컵에 나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1999년생이 참가하는 대회에 2001년생이 출전해 대회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출중한 재능을 갖췄다는 뜻인데 발렌시아는 당장의 작은 가치를 위해 이강인을 버린 셈이다. 이적전문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현재 이강인의 시장 가치는 2200만유로에 달한다. 발렌시아를 떠났던 2021년 여름 당시에도 1000만유로(약 142억원)에 달했다. 발렌시아의 결정은 그 누구도 이해시키기 어렵다. 열심히 키웠으면 제대로 쓰든지, 아니면 합리적인 이적료를 받고 매각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발렌시아는 상식 밖 결정으로 전 유럽이 주목하는 재능을 갖춘 선수를 공짜로 보냈다.

엘데스마르케는 “이강인 영입을 위해 PSG는 2200만유로(약 313억원)를 지불했다. 발렌시아는 겨우 3.5%에 해당하는 77만유로(약 11억원)를 받는다”라며 연대기여금 형식으로 발렌시아에서 떨어지는 수입이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구정에 따르면 선수 영입구단은 해당 선수가 만 12∼23세 때 소속됐던 출신 학교와 팀에 연대기여금을 지급해야 한다. 발렌시아도 이강인의 PSG행으로 얻는 게 있긴 하지만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강인을 키운 것을 고려하면 너무 적은 금액이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PSG행을 통해 지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앞서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지 데포르트 발렌시아노는 10일 보도를 통해 이강인의 PSG행은 발렌시아에 있어 “재앙 같은 일”이라며 “최근 몇 년간 최악의 이적의 정점에 있다”라고 발렌시아 구단을 향해 날을 세웠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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